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어젯밤 10시 30분 출발하는 국제선 버스를 타고 오늘 아침 6시 폴란드 바르샤바 중앙역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8시 30분이 소요되었다. 리투아니아 국경선 근처에서 표검사, 폴란드 국경선을 넘어서 여권검사가 있었다. 도착역까지 마중 나오겠다는 폴란드 현지인 친구의 호의를 사양했다. 여전히 어둠이 남아 있었지만, 버스와 전철은 출근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전철을 타고 만나기로 약속한 역까지 혼자 가기로 했다. 

* 바르샤바의 상징물 중 하나인 문화과학 궁전


폴란드 화폐 동전이 있어서 자동판매기로 표를 사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출발역에서 도착역까지 소요되는 정확한 시간은 알 수가 없었지만, 일단 20분 승차권을 3.4즐로티(1026원)를 넣고 구입했다. 역 탑승구로 들어가자 전차가 막 도착했다. 버스나 승용차로는 40여분 족히 걸릴 거리인데 전철로는 딱 10분 걸렸다.

1년만에 다시 만나는 친구는 그의 승용차에 타자마자 좋은 소식을 하나 전해주겠다고 했다.

"뭐지?"
"어제 한국인이 쇼팽 콩쿠르에서 1등상을 탔어."

공교롭게도 듣고 있는 라디오에서도 잠시 후 뉴스가 흘러나왔다. 
"한국인 조성진씨가 올해 쇼팽 콩쿠르에서 1등상을 수상했습니다."

© KEYSTONE/EPA PAP/RADEK PIETRUSZKA


친구 집에서 인터넷에 접속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데 핀란드 친구가 쇼팽 콩쿠르 소식을 올렸다. 내용인 즉 "방금 제17회 국제 쇼팽 콩쿠르 대회가 끝났다. 1932년 헝가리인으로 시각장애인 에스페란토 사용자 임레 웅가르(Imre Ungar)가 2등상을 받았다..." 

이 글에 폴란드 친구가 1등상을 수상한 조성진씨 유튜브 영상을 댓글로 올렸다. 이 댓글 밑에 나는 수상자가 한국인이라고 썼다. 이날 오후 10여명의 현지인들이 모였다. 여기서도 모두들 나와 인사하면서 어제 마감된 쇼팽 콩쿠르 우승자가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해 축하해주었다. 한국인라는 연결고리로 이렇게 본의 아니게 기쁜 소식을 세계 여러 친구들과 공유하고 축하까지 받게 되었다. 

쇼팽은 폴란드가 낳은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꼽히는 음악가이다. 그를 기념하기 위해 매 5년마다 바르샤바에서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가 열린다.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 받고 있는 콩쿠르이다. 아래 영상을 통해 올해 한국인 수상자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