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 친구와 함께 잠시 한국에 와 있다. 
충남 산 속에서 열리는 국제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따뜻한 햇살로 아기자기한 산들 위로 내려다보는 파늘 하늘이 참으로 멋지다,


한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쾌청한 겨울날이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지만
우중충한 구름낀 날로 가득찬 겨울을 지내야 하는 북쪽 유럽 사람들에게는 인상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밖에는 파아란 하늘이요, 안에는 따끈한 바닥이 이 유럽인 친구의 찬탄을 자아내었다.
건물 안에서는 실내화를 사용하고 있다. 

사전에 친구에게 알려주었다, 한국의 방에는 복도에서 싣는 실내화를 벗고 방으로 들어간다고... 

나와 함께 방에 들어갈 때는 나를 따라 그도 방문 앞에서 실내화를 벗고 들어갔다.

그런데 방에서 아뿔싸...

어느 순간 방바닥에 다리를 뻗고 뭔가 적고 있는 그 모습을 보게 되었다.


복도와 건물 근처에서 신고 다니는 실내화가 그의 발바닥에 여전히...



"어~~ 친구야."

"왜?"

"네 발 좀 ㅎㅎㅎ"

"앗, 내 정신 좀 봐."

"그처럼 습관이 참 무서운거야."


유럽 생활 초기에 현지인 친구들의 집 문을 열고 들어가면 깨끗한 마룻바닥이라 신발을 벗으려고 했다. 그럴 때마다 실내화를 싣고 있는 현지인들도 그냥 신발을 벗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종종 우리 집에 소포를 가져오거나 전기나 가스를 점검하는 사람들이 찾아온다. 아파트 현관문에서 신발을 벗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는 사람도 있다. 후자의 사람들에게 "우리 집은 신발을 벗어야 돼요."라고 말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 사람이 나간 후 방이니 복도를 청소하는 것이 마음적으로 더 편하기 때문이다. 


유럽인이 한국의 집에 손님으로 와서 비록 사전 알림을 들었을지라도 습관으로 인해 신발이나 복도용 실내화를 신고 방안으로 들어오기가  쉽겠다. 습관의 위력이다. 그러니 낯선 곳에서의 처신에는 자기점검이 더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