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08. 10. 1. 15:53

프라하는 체코공화국의 수도로 중세의 많은 유적들이 남아 있는 아름다운 도시이다. 우선 나에게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검은 두건처럼 생긴 건물의 지붕이었다. 시내를 가로지르는 볼타바강의 언덕 위에서는 중세기풍의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웅장한 프라하성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곳은 대통령관저를 비롯하여 대성당, 보물전 등 여러 건축물의 집합체이다. 여기서 밑으로 바라보면, 아름다운 시내 전경이 펼쳐진다.  

구시가지 광장에 위치해 있는 구시청사 앞에는 매시간마다 건물벽에서 돌아가면서 나타나는 12사도의 인형을 보고 닭울음소리를 듣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이밖에 프라하 제일 번화가인 바쯜라브 광장, 30개의 석상으로 장식된 카를르교(다리) 등이 유명하다.

언젠가 바로 이런 아름다운 도시에서 바가지를 쓸 뻔한 일이 생겼다. 물론 여행하는 곳마다 외국관광객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현지어를 모르는 사람들이 더욱 당하기 쉬운 것은 당연지사.

아름다운 프라하성을 구경하고 배가 몹시 고파 이번에는 좀 따뜻한 식사를 하기 위해 우리 일행 4명은 프라하성에서 밑으로 내려오는 길에 작고 아늑하고, 고풍스러운 레스토랑으로 갔다.

당시 체코어를 모르지만 같은 슬라브어계통인 폴란드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해한다. 주문(메뉴)판을 보고 주문하고, 평소 습관대로 주문한 음식의 가격을 적어놓았다. 유럽의 식당은 우리처럼 보리차나 물을 무료로 제공하지 않는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물은 보통 광천수(미네랄워터)이다. 바로 이 물 값이 맥주 한 잔보다 비싸기도 하다.

이어서 기분 좋게 식사했고, 접대원이 계산서를 가져왔는데 우리가 계산한 가격보다 훨씬 많았다. 우리는 다시 주문판을 달라고 해서 차근차근 접대원에게 우리가 주문한 음식값을 합해 나가니 당연히 총액이 틀렸다.

얼굴이 붉어지면서 당황한 이 접대원은 식탁 위에 놓여있는 후춧가루병과 소금병을 가리키며 저것도 가격에 포함했다고 답했다. 웬 세상에 맛을 맞추기 위해 사용하는 후춧가루와 소금까지도 계산서에 포함하다니, 이처럼 궁색한 변명이 어디에 있을까?

부당한 가격으로 외국관광객을 속이는 이 접대원이 얄미웠지만, 우리가 계산한 가격에다 약간의 봉사료만 지불했다. 옆 식탁에 앉아 있는 다른 외국인들에게 조심하라하면서 나왔다. 이 접대원은 붉어진 얼굴로 아무 소리도 못하고 순순히 우리를 보낼 수밖에 없다. 아름다운 프라하성 밑에 이런 곳이 우리를 기다릴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나중에 알고 보니 여러 곳에서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바가지를 썼다는 말을 친구들이 했다. 이곳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주문한 음식의 가격을 반드시 적어놓았다가 부당하게 지불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바가지를 안 당하는 가장 쉽고도 좋은 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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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