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09. 2. 10. 08:40

지난 8월 하순 삼성전자는 '싱크마스터' 출범 20주년을 맞이해서 새로운 모니터를 선보였다. TV 기능을 강화하고 완전 HD 영상을 모니터로 감상할 수 있는 T240HD와 T260HD를 출시했다. 소비전력을 현저하게 낮추고, PIP(화면 속 화면)과 PBP(화면 2등분 분할) 기능이 있어 사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오래 전부터 새 모니터를 구입하고자 했는데 위의 모니터 등장이 마침내 뜻을 이루게 했다. 새 모니터 구입의 기본 조건이 PIP 기능이다. 하루 종일 컴퓨터로 일을 하는 데 PIP 기능으로 뉴스나 스포츠 등을 동시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05년 5월 구입한 삼성 모니터 19인치는 이러한 기능을 가지고 있어 아주 편리하게 지금껏 잘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캠코더가 HD이고, 동영상 편집을 주로 하기 때문에 화면이 더 크고, 화질이 더 좋은 모니터를 늘 장만하고 싶었다. 지난 7월 가족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을 때 꼭 이런 조건을 갖춘 모니터를 사고자 용산 전자상가를 찾았다. 하지만 삼성이 곧 새로운 제품을 출시한다고 해서 기다리기로 했다. 

리투아니아에 돌아와서 위에 언급한 제품을 살 수 있는 날을 몹시 기다려왔다. 삼성 사이트의 제품 안내와 인터넷 구입기를 읽어보니 T240HD와 T260HD가 PIP과 PBP 기능 둘 다 갖추고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고, 이어서 아내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두 기종간 가격 차이는 약 25만원이라 T240HD로 결정하고 주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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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글 제품 설명에 T240HD는 PIP, PBP 기능이 있다.

하지만 징검다리도 두들겨서 건너라는 말처럼 아내는 리투아니아 현지 판매원에게 다시 한 번 PIP 기능을 물었다. 그는 리투아니아 웹사이트에서 제품 설명을 읽어보더니 PIP 기능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고 하면서 제품을 만든 삼성전자 사이트에 가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답했다. 

이날 집에 돌아와서 삼성전자 사이트와 모니터 판매 사이트를 둘러본 결과 이 기종은 틀림없이 PIP 기능을 가지고 있다. 마침내 어제 한국돈으로 80만원을 주고 T240HD를 구입했다.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와서 모니터 상자를 풀고 하나하나 선을 연결했다. 먼저 TV 수신 여부를 확인하니 문제없이 TV 수신이 잘 되었다.

이제 남은 마지막 확인 작업은 바로 PIP과 PBP 기능이었다. 컴퓨터를 켜고 리모컨에 있는 "PIP" 단추를 누르니 "not available"(이용할 수 없음)이라고 한다. 순간 청천 벼락을 맞은 기분이 들었다. 아내의 쓴 소리가 벌써 눈앞에 아른거렸다. 영문으로 된 사용설명서를 읽어가니 역시 PIP은 "not available"이라고 한다.

PIP 기능 때문에 이 제품을 샀는데 PIP 기능을 쓸 수가 없으니 어떻게 해야 되나!!! 황당함 그 자체였다. 똑같은 제품명인데 한국에서는 되고, 어제 리투아니아에서 구입한 제품은 되지 않는다. 이 제품은 헝가리에서 지난 8월 제작된 것이다. 한국어로 읽은 제품 기능을 믿고, 유럽에서 사다가는 이렇게 봉변을 당하는구나! 신중하지 못한 자신이 아내 앞에 한량없이 부끄러웠다.

받아줄지 걱정스럽지만, 일단 오늘 매장에 가서 물건을 반품하려고 한다. 지속적인 출시를 통해 모니터 1위 브랜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자 하는 삼성전자는 오늘 우리 가족에겐 하나의 오점을 남긴 셈이다. 진정으로 유럽에서 판매되는 T240HD는 한국과는 달리 PIP 기능이 없는 지 묻고 싶다. 유럽에서 구입하신 사람이 있으면 댓글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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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문 제품 설명에도 T240HD는 PIP, PBP 기능이 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