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4. 4. 23. 05:54

유럽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는 소나무, 전나무, 참나무, 단풍나무, 자작나무 등이다. 이 중에서 자작나무는 하얀색 껍질과 위로 시원하게 쭉 뻗은 키가 인상적이라 유럽에서는 숲속의 귀족 내지 여왕으로 묘사된다.


자작나무는 단단하고 결이 고아서 가구로 애용되고 또한 난방용 장작으로도 널리 사용된다. 자작나무 껍질은 불에 잘 붙어서 불쏘시개로 쓰인다. 야영시 모닥불을 피울 때 자작나무 껍질이 아주 유용하다.

또한 자작나무 껍질은 옛날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데도 사용되었다. 어린 시절 자작나무 껍질에 시를 써본 적도 있다. 신라의 천마도도 자작나무 껍질에 그린 것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른 봄에 자작나무 수액을 받아 마신다. 자작나무 잎과 가지를 말려서 사우나할 때 온몸을 때린다. 자작나무에 자라는 상황버섯은 항암과 신장질환 치료에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 주말 장모님이 소유하고 있는 숲에 다녀왔다. 목적은 10년 전인 2004년 호두나무 열매를 폴란드에서 가져와 심어놓았다. 그 동안 텃밭에 성장하고 있었는데 2년 전에 숲에 옮겨심었다. 그래서 여전히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잘 자라고 있었다.


이날 아내와 장모는 자작나무로 가더니 새싹을 따고 있었다.

"왜 따나요?"
"사실 지금은 조금 늦었지만, 막 돋아나는 자작나무 새싹을 깨끗히 씻어 유리병에 넣고 보드카를 부어서 보관했다가 위가 아플 때 한잔 하면 효과가 아주 좋아."라고 장모님이 설명해주셨다.


이날 또 하나의 자작나무 가치를 알게 되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