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08. 9. 24. 15:09

오늘도 어김없이 딸아이 요가일래를 데리고 학교로 갔다. 갈 때는 빠른 걸음으로 가야 하므로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하지만 돌아올 때는 소걸음으로 걸으면서 오늘 할 일을 챙겨보거나 이리저리 두리번 거려본다.

마침 시멘트 바닥 인도에 떨어진 노란색 단풍잎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1년 전 일이 떠올랐다. 지난 해 9월 이맘 때 요가일래를 데리고 어린이집에 갔다. 가는 길에 시멘트 바닥에 버려진 시들어진 듯한 보라색 꽃 한 송이를 요가일래는 얼른 주워서 어린이집 건물 기둥 뒤에 살짝 놓았다.

어린이집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요가일래는 이 꽃송이를 잊지 않고 단풍나무 낙엽과 함께 집으로 가져왔다. 꽃송이를 물병에 넣으니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얼마 후 요가일래는 자기 방에서 몰래 이 단풍잎과 꽃송이로 무엇인가 만들었다.

“아빠, 여기 선물이야!”

이 선물은 다시 물병에 들어가 한 동안 노란색 단풍잎에 둘러싸인 생생한 보라색 꽃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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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