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08. 9. 23. 05:06

지난 20일 저녁 7시(한국시간)에 “내 딸이 ‘인종개량 결과물’이라!”라는 글을 올렸다. 내용은 人種改良이라는 아이디가 디시인사이드에 내가 올린 동영상을 “인종개량 결과물”이라는 제목을 올렸다는 것이다. 글을 올린 시간이 토요일 저녁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읽고 격려와 조언의 댓글을 올렸다. 지난 주말 한국 방송에 제공할 현지뉴스를 촬영하느라 바쁘기도 하고, 또한 자극된 마음을 다스리느라 일일이 댓글에 응하지 못했다. 이 자리를 빌려 위에 글에 댓글과 마음으로 격려한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댓글 1
안녕하세요. 맘고생 심하시지요? 인종개량 저놈 아주 개 쓰레기입니다. 이번 기회에 아주 일벌백계를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댓글 2
안녕하세요. 잠시 들렀다가 글 읽었네요. 저는 얼마 전에 국제결혼했는데요. 아직 신부가 입국 전이라.... 근데 이런 글 읽으니 사실 기분이 몹시 나쁘네요... 이런 글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사실 기분 나쁘다 보다 이런 현실이 서글픈 것도 사실이구요...
이런 사람 아마 찾아보시면 젊은 사람일겁니다. 아마도.... 개방된 사고 유연한 사고를 지녀야 할 젊은 사람들이 경직되고 폐쇄적 사고를 할 수 밖에 없는 이 나라가 서글픕니다.
댓글 3
지나가다 한 말씀 드리자면 저도 비슷한 일을 겪어봐서 아는데 "절대로" 그냥 넘어가시면 안 됩니다. 그냥 넘어가면 악플러의 악질적인 습성인 "겨우 이걸로 신고하겠어?"하는 생각에 가만히 있으면 더 한다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타지에서 기자 생활을 하시면서 인터넷의 이면을 잘 꿰뚫어보시기 어려우실거라 생각합니다. 제 일이 아니라 님께서 결정하실 일이지만, 악플러에게 당하는 여러분들을 보면서 참 안타깝습니다. 검색해보면 사이버수사대 인터넷 홈페이지도 있으니 사이버수사대에라도 신고하십시요.

선의로 동영상을 퍼간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당시 내가 첫 번째로 취한 것은 디시인사이드 해당 게시물에 올라간 다음tv팟 동영상을 삭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퍼간 곳에는 그 동영상이 나타는 것을 확인하니 효과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즉각 “tv팟에 제안하기”에 글을 남겼다. 이틀이 지난 후 삭제를 해주겠다는 답을 받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댓글에서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할 것을 조언했다. 명예훼손은 본인이 신고해야 한다고 하면서 모두 일벌백계를 권했다. 맞는 말이다. 적어도 내가 당사자가 된 이상 이런 경우에 분연히 일어서는 것도 좋으리라 믿었다. 그래서 사이버수사대에 접속하여 하나하나 칸을 메워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신고를 하는 데 직업을 필수로 기재해야 하나 의문이 들었다. 마지막 칸이 늘 문제이다. 한국내 주소지가 없으니 기재할 수가 없다. 범죄신고를 위해 친척주소를 기재하는 것이 꺼려졌다. 그래서 일단 신고를 접어두기로 했다.

이런 나만의 격정을 모른 채 딸아이 요가일래는 일요일 저녁 아빠에게 한 장의 그림을 그려 선물했다. 요가일래는 그림을 그리고 나면 늘 설명한다.
“아빠, 하늘에 있는 저 큰 사랑의 화살을 맞아야 돼! 이 화살을 맞으면 아빠의 마음에서 사랑이 아주 많이 나와서 우리 모두를 사랑할거야!”   
설명을 듣고, 그림을 보았을 때, 마치 “이번 일을 사랑으로 넘어가라”라는 딸아이의 쪽지를 읽는 것 같았다.

이번 후기 글을 쓰고자 마음을 먹은 후 22일 저녁 디시인사이드 해당 갤로그로 들어가니 글이 삭제되었는지 “잘못된 접근입니다”라는 안내창이 뜨고 있다. 보이지 않는 많은 성원들이 삭제하게끔 한 것 같다. 나에게 큰 힘이 되어준 모든 다음 블로거뉴스 독자들에게 거듭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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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9월 21일 요가일래가 그린 그림 "아빠, 사랑의 화살을 맞아야 돼!"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