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에서 E67 도로를 따라 폴란드에 들어가면 처음 만나는 작은 도시가 쉬플리쉬키(Szypliszki)이다. 이 도시에서 651번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30km를 달리면 제르지니(Żerdziny) 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은 3개 나라가 서로 접하고 있다. 폴란드, 러시아, 리투아니아이다. 


국경선에는 석조 조형물이 세워져 세 나라의 영토 경계선을 표시하고 있다. 러시아와의 경계선에는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다.   


리투아니아와의 경계선은 철조망도 없을 뿐만 아니라 표시되어 있지 않다. 이 모두가 유럽연합과 솅겐조약 덕분이다. 국경선을 지키는 경찰도 없다.


한 몸으로 세 나라 영토에 다 걸쳐보았다. 팔은 폴란드, 오른발은 러시아, 왼발은 리투아니아에 놓았다.


그런데 이렇게 한 후 안내판을 읽어보니 금지된 놀이를 하게 되었다. 러시아 영토에는 들어갈 수도 없고, 사진 촬영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날 둘러본 주변 사람들은 신기한 듯 모두 러시아 영토에 들어가 기념 촬영을 했다. 괜히 겁주거나 짜릿한 관광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이 안내판을 만들어놓은 듯했다. 

아뭏든 국경선뿐만 아니라 국경선에 접해 있는 도로에 경찰이나 순찰차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국경이 있으되 없는 유럽을 확실히 체감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