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안내사 일을 하다보면 소지품과 관련해 여러 일을 겪게 된다. 아침에 일정을 시작하기 위해 출발하기 전에 반드시 소지품을 다시 확인할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옷이나 지갑, 손가방 등을 호텔방에 놓아두고 나오지 않았는지 확인시킨다. 

1. 나온 방도 다시 보자 
모두가 이상이 없다고 해 출발한다. 얼마 전 호텔을 떠나 같은 도시의 구시가지에서 관광안내를 하는 데 손님 중 한 분이 슬며시 다가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스마트폰을 호텔방에 놓아두고 온 것 같아요."
"알겠습니다. 전화해보겠습니다."

호텔에 전화하니 30분 후에야 확인해줄 수 있다고 했다. 다행히 있었다. 그리고 한참 후에 안면이 있는 호텔 직원이 전화를 걸어왔다.

"손님 중 또 한 분이 스마폰을 방에 놓아두지 않았나요?"
"확인하겠습니다."

한 손님이 태연하게 자신의 손가방을 뒤지더니 휴대폰이 없다고 했다. 다행히 아직 그 도시를 떠나지 않은 상태로 그 호텔로 돌아갔다. 이 때문에 다음 일정이 한 시간이나 늦어졌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처럼 "나온 방도 다시 보자." 

호텔방에 놓고 온 물건은 비교적 찾기가 쉽다, 물론 호텔 직원이 정직하다라는 전제이다.

* 어디든 사람이 붐부비는 곳에는 각별히 소지품을 조심해야  

2. 물건 살 때 지갑은 꺼내지 말고 가방 속에
한 번은 손님이 가게 물건 위에 지갑을 놓고 값을 지불했다. 서두러다 거스름돈을 받고 지갑에 넣지 않고 손에 쥔 채로 그대로 나왔다. 놓아둔 지갑을 챙기는 것을 깜박 잊어버렸다. 관광하던 중에야 지갑이 떠올라서 가게를 갔다.

"지갑을 못 보았어요?"
"보지 못했어요."

바쁜 다음 일정 때문에 다른 절차를 밟을 수가 없었다. 다행히 지갑 안에는 소액이 들어있었고, 여권도 다른 곳에 놓아두었다. 물건을 살 때 항상 지갑은 손가방 속에 넣어놓은 채로 계산하는 습관을 들어야 한다. 잠깐 꺼내놓은 상태에서 조금이라도 방심하고 서두러다가는 챙기는 것을 쉽게 잊는다.

3. 가방끈으로 손이나 발에 묶어놓자
일정을 마치고 호텔에 들어온 손님들은 인솔자가 수속을 밟는 동안 지친 몸을 편안한 의자에 기대어 달콤한 휴식을 취한다. 소지품을 내려 놓는다. 인솔자가 방열쇠를 나눠주고, 다음 일정을 안내한다. 이때 그만 옆에 놓아둔 작은 가방을 챙기지 않고 큰 가방만 끌고 호텔방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소지품은 즉각 사냥꾼의 희생양이 되고 만다. 

* 호텔 로비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일전에 탈린 구시가지에 아주 가까운 소코스Sokos) 호텔에서 일어난 일이다. 호텔 로비에는 여기저기 CCTV가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로비 가운데 있는 벽 뒤에 있는 일정 부분은 CCTV 사각지대였다. 공고롭게도 한 손님이 이곳에 있는 푹신한 의자에 앉았다. 여권과 지갑이 든 손가방을 발 아래 놓았다. 인솔자의 안내가 끝나자 이 분은 가방을 챙기지 않고 그냥 호텔방으로 올라갔다. 

호텔방에서 가방이 없음을 알아차리고 로비에 내려오니 가방이 없었다. 일행 중 누군가 챙겼을 것이라고 바라면서 호텔방으로 올라와 물었다. 가져오지 않았다고 했다. 다시 로비에 내려오니 가방이 있었다. 

가방 안을 확인하니 지갑이 없어졌다. 하지만 지갑에 넣어두었던 신용카드는 가방 바닥에 있었다. 여권도 그대로 있었다. 단지 신용카드를 뺀 지갑만 훔쳐갔다. 4성급 호텔 로비에서 부주의로 인해 불상사가 일어났다. 그저 여권이 있다는 것에 만족을 해야 했다. 일정에 구애받지 않았더라면 CCTV도 살펴보았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해 손님에게 미안하다. 

여행 중 중요한 소지품은 한시라도 손에서 떠나서는 안 된다. 내려놓으려면 손이나 발에 그 가방의 끈으로 묶어서 자리 이동을 위해 일어설 때 이를 반드시 챙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잃어버리는 것도 문제이지만 남아있는 여행 기간 중 내내 기분이 좋지 않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