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3. 5. 22. 06:06

외국에 나가 살고 있으면, 고향 나라 집에서 먹던 일상 음식이 참 그립다. 그래서 한국인 부모는 고추장, 된장, 고춧가루 등을 유학하는 자녀에게 보낸다. 

우리 집도 종종 한국으로부터 고추장 등을 받는다. 요리하기 귀찮거나 시간이 없을 때 흔히 맨밥에다가 여러 야채를 썰어 참기름을 조금 넣고 고추장을 비벼 먹는다. 

"이 맛이 진짜 꿀맛이다!"라고 유럽인 아내에게 말하면 "거짓말! 야채에 고추장이 뭐가 맛있어?"라고 반응한다. 그렇다면 리투아니아를 떠나 영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큰딸은 무슨 고향 음식을 그리워할까? 얼마 전 작은딸은 언니와 협상을 했다. 서로 좋아하는 것을 우편으로 교환하자는 것이었다, 


위에 있는  리투아니아어 문장을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안녕, 언니
언니가 너무 보고 싶어.
여기 전에 협상한 물건이 들어 있는 소포야.
맛있게 먹어."  

결국 이 소포 보내기 일은 아내 몫이다. 2kg 미만 소포를 항공으로 영국에 보내는 데 드는 우편요금은 한국돈으로 7천원이다. 생각보다 비싼 편이 아니라 별 부담없이 보낼 수 있다. 


리투아니아 동네 우체국 모습이다. 보통 독립적인 건물이 아니고 아파트 건물 1층에 위치해 있다.


소포에 들어 있는 물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호밀빵
연유
훈제고기, 훈제소시지
해바라기씨 (TV를 보거나 할 때 가장 좋아하는 간식꺼리)

뭐니 해도 리투아니아인들은 주로 호밀로 만드는 흙빵을 외국에서 가장 먹고 싶어한다. 한국 방문을 마치고 리투아니아 집으로 돌아오면 아내는 먼저 흙빵부터 찾는다.
 

며칠 후 영국 언니로부터 소포가 도착했다.


이 안에는 작은딸이 좋은 과자, 인형 등이 있었고, 나를 위해 LCD 화면 청수기가 들어있었다. 특히 인형은 작은딸에게 당분간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다. 늘 잘 때 안고 잔다.


협상 결과물에 대만족해 하는 작은딸의 표정을 보니 큰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앞으로도 큰딸에게 음식물 소포 보내기는 이어진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