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이메일] 저가 항공 타고 장례식 참석한 대통령
/ 최대석 자유기고가

지난 17일(현지시간) '철의 여인이라 불리던 대처 영국 전 총리의 장례식이 있었다. 

발트 3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에서도 달랴 그리바우스카이테 여성 대통령이 조문객으로 초청 받아 이 장례식에 참석했다. 이때 대통령이 타고 간 비행기가 요즘 리투아니아 국민들 사이에서 단연 화제다.

비행기는 전용기도, 전세기도, 군용기도 아닌 바로 저가 항공기였기 때문이다.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이 저가 항공 기내에서 찍은 자신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이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편리하고 값싸고 빠르기 때문에 저가 항공기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장례식이 열린 영국 런던까지 항공 왕복 비용은 군용기가 5만 리타스(약 2천500만 원), 전세기가 최소 15만 리타스(7천500만 원)이다. 이에 비해 대통령이 이용한 저가 항공 왕복 비용은 3천 리타스(150만 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리투아니아 누리꾼들의 반응은 양분되고 있다. 국격을 떨어뜨리는 행위, 대중주의적 과시행위 혹은 다음 선거를 위한 득표 전략 행위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고, 이는 지극히 정상적이며 진정으로 국가를 위하는 일이라고 지지하는 사람도 있다. 

어찌됐건 국민 세금으로 살아가는 공무원들에겐 리투아니아 대통령의 선택은 귀감이 될 만하다. 

얼마 전에 헝가리에서 고위직을 역임하고 정년퇴임한 에스페란티스토를 만난 적이 있다. 그는 이탈리아 출장을 갔는데 규정상 5성급 호텔에서 자야 했다. 하지만 5성급 호텔 대신 이탈리아 사람들의 삶을 더 가까이에서 접하기 위해 민박을 했다. 출장에서 돌아와 남은 여비를 돌려준 그는 뜻밖에도 칭찬 대신 규정을 어긴 데에 대한 질책을 받았다고 했다. 그래도 세금을 내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 이런 고위공직자가 많이 나왔으면 싶다. 

빌뉴스(리투아니아)=chtaesok@hanmail.net

부산일보 2013년 4월 22일 게재
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sectionId=1010100000&subSectionId=1010100000&newsId=20130422000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