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2. 12. 12. 07:02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딸아이가 다니는 음악학교에서는 요즘 연주회가 자주 열린다. 가톨릭 인구가 많은 리투아니아답게 대부분 주제는 성탄절이다.

10일 월요일 저녁 노래를 전공하는 학생들의 공연회가 열렸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딸아이 요가일래에게 노래를 지도하는 선생님이 발 수술로 인해 이번 학기에는 가르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래서 다른 나이든 선생님이 노래를 지도하고 있다. 


이날 요가일래가 부른 노래는 바하(J.S. Bach)의 "Ich steh' an deiner Krippen hier"였다. 물론 리투아니아어로 번역된 가사이다. 


노래 공연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요가일래는 엄마를 졸라대었다.

"엄마, 나 원래 선생님 대신 이 계속 이번 선생님으로부터 노래 배울래."
"왜?"
"이번 선생님은 정말 조용하고 친절하게 가르쳐."
"원래 선생님은?"
"막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요구 사항이 너무 많아."
"4년이나 너를 가르쳤는데 그만두고 다른 선생님을 선택하면 그 선생님이 슬퍼하지 않을까? 더군다나 그 선생님은 너에게 공력을 엄청 쏟았잖아."
"그래도 이번 선생님한테 계속 노래 배울래."
"한번 생각해보자."

집으로 돌아와서 아내와 함께 위의 주제로 대화를 이어갔다.

"원래 선생님은 학기 중에 참가한 공연이나 시합이 대여섯 차례나 되었는데 이번 선생님은 딱 한 번이다."
"그러게. 임시 대체 교사임을 스스로 알고 소극적으로 임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아마도. 요가일래는 전보다 편하게 배울 수 있으니까 이번 선생님을 계속 택하겠다고 하는 것 같아."
"맞아. 의욕있게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무래도 좋겠지. 재활 마치고 돌아오면 원래 교사로 쭉 가도록 하자."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