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이메일] 음주운전 대통령 후보 
/ 최대석 자유기고가 

클라이페다는 발트해에 연해 있는 리투아니아의 유일한 항만도시이다. 이곳에서 공증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빌마 워스테가 오는 5월17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다. 노숙자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 목욕을 시켜주기도 하고, 주민등록이 말소된 노숙자에게 서류를 찾아주는 등 사회적 약자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널리 알려진 사람이다. 

리투아니아가 사회주의에서 탈피해 자본주의를 도입한 지 거의 20년이 되어간다. 그 동안 괄목할만한 경제발전을 이루었다. 

2007년 1인당 GDP는 1만6천700 USD이다. 평균 월급은 2천237 리타스(112만원)이다.

하지만 길거리에서는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또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 권익보호를 표방하는 노동당의 대표는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한 명이다.

이런 모순적인 상황이 머리 속에 겹치면서 노숙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이 공증인이 신선한 지도자감으로 다가왔다. 

경제불황으로 삶이 더욱 힘들게 된 사회적 약자의 지지를 기반으로 돌풍이 분다면 대통령궁 입성이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각종 TV 연예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사회를 맡은 아루나스 발린스카스는 지난 해 국회의원 선거 직전에 정당을 만들었고, 정치 초년생으로 국회의장에 선출된 바 있다. 그러니 기대해 볼만 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을 일거에 무너뜨린 사건이 일어났다. 

대통령 출마를 밝힌 그가 지난 15일 새벽 클라이페다 시내 중심가에서 음주운전, 정지명령 무시, 과속으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고 최근 언론이 보도했다. 공격적인 반응으로 수갑까지 채워졌다.

경찰 정지명령을 무시하고 위험운전을 하거나 중한 음주 운전일 경우 1000 라타스(52만원) 벌금과 함께 운전면허증을 압수한다. 전국 언론이 이 사건을 다루었다. 그야말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데 기여한 셈이다. 

하지만 많은 누리꾼들은 부정적인 댓글을 달고 있다. 그 동안 지역에서 얻은 명망이 이번 사건으로 퇴색된 것이 틀림없다. 리투아니아 대선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빌뉴스(리투아니아)=chtaesok@hanmail.net
 
입력시간: 2009-02-23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