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이메일] 초콜릿 대신 사랑의 입맞춤 
/ 최대석 자유기고가

2월 14일은 밸런타인 데이다. 

흔히 이 날은 초콜릿 선물을 떠올린다. 여자가 초콜릿을 예쁘게 포장해 선물하면서 남자에게 사랑 고백하는 모습을 쉽게 연상할 수 있다. 

하지만 리투아니아의 밸런타인 데이 풍경은 상당히 다르다. 우선 신문 어디를 보아도 그 흔한 초콜릿 광고 하나 없고, 큰 상점에서도 특별 코너가 없다. 사람들은 "밸런타인 데이에는 주로 초콜릿, 화이트 데이에는 사탕을 선물한다"라는 말에 오히려 의아해 한다. 

리투아니아의 밸런타인 데이 풍경은 소박하기 그지없다. 밸런타인 데이의 역사가 길지 않기 때문일까, 아니면 괜히 부산하게 굴지 않는 이곳 사람들의 성격 때문일까? 

같은 유럽대륙에 있으면서도 리투아니아에 밸런타인 데이가 퍼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년 밖에 되지 않는다. 젊은이들은 축제 건수가 하나 더 늘어나니 마다할 리 없고, 관련회사나 상점들 또한 매상을 올릴 수 있는 호기가 생겨 좋아하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초콜릿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남자친구가 있는 여성 지인에게 무슨 선물을 생각하느냐고 묻자 "사랑의 입맞춤이면 충분하지 무슨 선물이냐"고 반문했다. 하기야 365일 언제든 사랑을 고백할 수 있는데 굳이 날을 정해 초콜릿으로 사랑을 표현한다는 게 장사꾼들의 상술에 놀아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리투아니아에서 선물로 가장 많이 준비하는 것은 하트 모양 과자다. 청소년이나 어린이는 하트 모양 스티커를 사서 친구들의 얼굴이나 옷에 붙여준다. 내가 사용하는 컴퓨터 모니터 위엔 지난 해 딸 아이가 붙인 스티커가 아직도 그대로 있다. 

성인들은 입맞춤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트 스티커를 얼굴에 붙이고 환하게 웃으면서 거리를 누비는 청소년들의 모습도 보기에 좋다. 올해 밸런타인 데이에는 우리 가족 모두가 딸아이가 붙여주는 하트 스티커를 얼굴에 붙이고 하루 종일 지낼 것 같다. 한국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사랑이 충만한 밸런타인 데이가 되기를 기원한다. 

빌뉴스(리투아니아)=chtaesok@hanmail.net 
입력시간: 2009-02-14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