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이메일] 장모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독버섯?
/ 최대석 자유기고가 

한국에선 사위가 오면 씨암탉을 잡아 대접할 정도로 사위를 맞이하는 장모의 정성이 지극하다. 최근 버섯 관련 신문 기사를 읽고, 리투아니아에선 장모에게 선물할 가장 좋은 음식이 바로 광대버섯이라고 농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리투아니아 광대버섯은 독성이 아주 강해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버섯이다. 

지난 주말 독버섯을 먹고 병원치료를 받은 빌뉴스 시민이 11명이고, 이 중 한 명은 아직도 중태에 빠져 있다. 버섯 따는 철인 지금 리투아니아 숲 속에선 60여 종류의 독버섯이 숨어서 버섯 따는 사람들의 실수를 노리고 있는 듯하다. 리투아니아의 대표적인 독버섯 광대버섯은 리투아니아어로 'musmire(무스미레)'이다. 이는 '파리가 죽었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어 이름에서부터 벌써 맹독성을 느끼게 한다. 

일전에 딸아이는 다음날 버섯을 따러 갈 아빠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빠, 내일 숲에서 모자(갓)가 빨갛고 하얀 점이 많은 버섯은 절대로 따면 안 돼요. 정말 아름다운 버섯이지만 사람을 죽게 하니까요. 조심하세요." 

다음날 비가 와서 버섯을 따러가지 못했다. 

왜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처럼 장모에게 선물할 가장 좋은 음식을 광대버섯이라 농담할까? 궁금해진다. 리투아니아 정착 초기 친구들 집에 초대를 받아 갔을 때 친구들은 집안 곳곳을 구경시켜 주었다. 어떤 친구는 작은방 앞에서 장모가 왔을 때 머무는 '장모방'이라고 소개했다. 다른 친구는 물건을 놓아두는 어두운 방을 '장모방'이라 소개했다. 물론 피하지 못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실제로 이 '장모방'에 장모를 머물게 하지는 않는다. 단지 은유적인 표현일 뿐이다. 

주위 사람들을 살펴보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처가에 살고 있다. 보통 단독주택의 1층이 처가고, 2층이 자기 집이다. 그러므로 자연히 장모와 만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장모가 집안 대소사에 깊이 관여하는 일이 많아진다. 더군다나 리투아니아 가정에서는 아내의 목소리가 남편보다 크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사위가 골방을 '장모방'이라 부르고, 장모에게 선물할 가장 좋은 음식이 '광대버섯'이라 농담하게 된 것 같다. 

빌뉴스(리투아니아) =chtaesok@hanmail.net
부산일보 / 입력시간: 2008. 09.20. 0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