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이메일] 리투아니아 '도로 위의 전쟁' 
/ 최 대 석 자유기고가 

리투아니아는 인구밀도가 ㎢당 53명으로 도로가 한산할 것 같으나, 실은 '도로 위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유럽연합 국가들 중 교통사고 사망률이 가장 높다. 지난해 6천658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760명이 숨지고 8천334명이 다쳤다. 리투아니아 인구 100만명당 233명이 숨진 셈이다. 유럽연합에서 교통안전이 가장 취약한 나라가 됐다. 

2001~2006년 교통사고 사망률 비교에서도 리투아니아는 유럽연합 국가들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유럽연합의 평균 사망률은 22.2% 감소했지만, 리투아니아는 오히려 7.6% 늘었다.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 후 17년 동안 교통사고로 약 1만4천명이 사망했으며, 이는 한 중소도시의 인구수와 맞먹는다. 

더 잘 사는 유럽국가들로의 인구유출이 심한 가운데 교통사고 사망자 증가는 리투아니아의 인구 감소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 

최근들어서야 리투아니아 정부는 교통사고 사망을 국가적 비극으로 인식하고, 교통안전을 위한 획기적이고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교통사고의 주된 이유는 음주운전, 무면허 운전, 속도위반, 안전띠 미착용, 보행안전 소홀 등. 리투아니아 정부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가장 가시적인 방법 중 하나로 내년 3월까지 사고빈도가 높은 지역에 속도위반 감시카메라 150여대를 설치키로 했다.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서 부상을 입힌 경우 벌금과 동시에 자동차 몰수를 추진하는 등 관련법도 엄하게 개정할 예정이다. 

유치원생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 교육도 강화된다. 또 운전교습 방법에서 기능교육 외에 운전 소양교육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교통안전 표시판도 눈에 더 잘 들어오도록 교체하고 있다. 

교통사고와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시민들도 발 벗고 나섰다. 시민들은 국회와 관련 기관이 교통안전 문제의 심각성을 바로 직시하고 해결에 앞장에 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운전자 스스로도 남을 배려하지 않는 사고방식을 버려야 할 것이다. 리투아니아의 도로 위 전쟁이 하루 빨리 종식되기를 기대해 본다.
빌뉴스( 리투아니아)=chtaesok@hanmail.net  

* 부산일보 2007년 11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