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이메일] 리투아니아는 '음주와의 전쟁' 중
/ 최 대 석 자유기고가 

리투아니아의 '음주와의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비공식 통계에 의하면 리투아니아는 헝가리에 이어 유럽연합 국가 중에서 술을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로 나타났다. 2006년 한해 리투아니아인들은 1인당 11ℓ, 그리고 15세 이상은 1인당 13.2ℓ를 소비했다. 술로 인한 사망자는 1천484명이고,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955건에 달했다. 

미성년자에게 술 판매는 금지되어 있지만, 이들의 음주가 큰 사회문제가 된 지 벌써 오래됐다. 

급기야 리투아니아 국회는 알코올 통제법을 수정해 매년 9월1일을 '술 판매 금지일'로 지정했다. 이날은 '지식과 학문의 날'로 모든 학교가 약 3개월간의 긴 방학을 끝내고 개학하는 날이다. 교사나 학생들은 개학식을 마치고 삼삼오오 무리지어 지난 방학생활을 대해 이야기 꽃을 피운다. 이런 기쁜 자리에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샴페인을 비롯한 술이다. 


하지만 올해는 표면적으로 술이 없는, 아주 '건조한' 날을 보내게 되었다. 새로 수정된 법에 따라 이날 상점과 식당은 물론이고 열차의 식당 칸, 심지어 호텔의 미니 바에서조차 술 판매가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하필 이날을 금주의 날로 정해 학생과 술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시킨 것에 못마땅해 한다. 반면, 의료 종사자들은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이날 적지 않는 청소년들이 만취로 인해 응급실로 실려 오기 때문이다. 

술 판매 금지일이었던 9월1일이 지난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2%는 '미리 술을 사서 이날 마셨다'고 응답했다. '술을 살 수 없었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4%에 그쳤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났 듯이 술 판매 금지에 대한 효과는 기대만큼 높지가 않았다. 술 판매 금지로 음주를 억제할 수 있다는 주장은 현실과 괴리감이 컸던 것이다. 금지를 통한 일방적 정책보다는 홍보 등을 통한 쌍방적 정책을 모색하는 데 더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빌뉴스( 리투아니아)=chtaesok@hanmail.net 

* 부산일보 입력시간: 2007. 09.21. 1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