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라스] 샴페인병 할아버지, 대단해요~

▣  빌뉴스=글·사진 최대석/ 자유기고가 chtaesok@hanmail.net



리투아니아 북부의 작은 도시 파스발리스 옆에 있는 발라켈레이 마을에는 ‘기인’으로 알려진 노인이 살고 있다. 그는 청년 수준의 건강을 유지하면서 샴페인병을 부지런히 모으고 있는 페트라스 마야우스카스(67)이다. 그의 집안 풍경의 압권은 넓은 마당 곳곳에 언덕처럼 수북이 쌓여 있는 수많은 샴페인병들이다. 그는 3만개가 넘는 샴페인병을 7년째 모으고 있다. 정년퇴직을 한 뒤 생긴 버릇이다. 그는 일주일에 두 차례 쓰레기장를 찾아 샴페인병, 맥주병, 코낙병을 주워온다. 운이 좋은 날엔 100개까지 주워온 적도 있다. 특히 새해 첫 며칠은 샴페인병을 수백개나 손쉽게 가져온다. 각종 연말연시 파티에서 쏟아져나온 것들이다. 

왜 병들을 모으냐고 물었다. 그는 “샴페인병은 단단하다. 이 병들을 건축자재로 활용해 여기에 건강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다른 병들을 잘게 부숴 시멘트와 섞고, 또 사이사이에 샴페인병을 넣으면 건물이 매우 독창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답한다. 그는 마당 한구석에 샴페인병으로 지은 수영장을 보여준다. 사실 그는 그다지 건강한 생활을 누리지 못했다. 지금은 젊은이 못지않은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페트라스는 38살 때 이미 자신의 노쇠함을 느꼈고, 관절 이상을 비롯한 갖가지 질병에 시달렸다. 이 때문에 10여년 동안 요양소에 머물러야 했다. 이때 함께 요양을 하던 한 여성을 통해 그가 갖고 있던 건강 생활 관련 책들을 탐독했다. 이때 책에서 얻은 건강 지식을 토대로 자기에 맞게 규칙을 정하고 실행에 옮겼다. 

우선 그는 매달 10일간 단식을 했다. 31번째 단식을 하던 달, 그간 그를 괴롭히던 모든 병에서 해방됐다. 그는 이 변화의 기적을 꾸준히 규칙을 실행한 덕분이라 믿었다. 육식은 전혀 하지 않고, 매일 당근즙과 염소우유를 마시고 콩 25g을 먹는다. 당연히 술을 마시지 않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그리고 거의 매일 인류평화와 자신의 건강을 위한 기도, 맨손체조, 냉수욕을 한다. 10km 달리기도 빠뜨릴 수 없다. 페트라스는 걸을 때마다 주문처럼 “가난하지만 건강한 것이, 부유하지만 병든 것보다 훨씬 좋다”고 중얼거린다.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아무리 갖은 노력을 다 해도 마음속에 증오, 질투, 적개심 등을 없애지 않고서는 결코 건강을 얻을 수 없어요.” 

* 이 기사는 한겨레21 제543호 2005년 1월 18일자로 이미 보도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