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누사스] 리투아니아 속의 일본

▣  빌뉴스= 글 · 사진 최대석/ 자유기고가 chtaesok@hanmail.net 

리투아니아 주재 일본 영사로 있던 지우네 스기하라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 통과사증을 발급해 수천명의 유대인 목숨을 구한 영웅이다. 리투아니아는 스기하라의 인류애적 행동에 깊은 감명과 경의를 표시하고, 빌뉴스의 한 거리를 ‘지우네 스기하라’로 이름지었다. 그가 살았던 옛 일본영사관는 스기하라 기념관으로 바꿔 운영되고 있다. 2000년 그의 탄생 100주년에는 빌뉴스에 일본 벚나무 공원이 만들어졌다. 이때 일본에서 가져온 벚나무 몇 그루가 리투아니아 북서지방 텔쉐이시에 있는 한 개인의 정원에도 심어져 화제를 뿌렸다. 





















이 정원의 주인은 리투아니아인 알프레다스 요누사스 (64)이다. 그는 수십년 전부터 일본의 건축·예술·문화·전통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심지어 자기 집을 일본식으로 꾸며놓았다. 그의 250평 정원은 온통 일본 것으로 만들어져 있어 마치 일본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을 ‘리투아니아의 일본’이라 부른다. 그의 2층 단독주택 안에도 일본 냄새가 물씬하다. 1층엔 그가 직업으로 삼고 있는 호박 세공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2층엔 일본과 관련한 것들이 전시돼 있다. 그는 이 모든 것들을 책, 잡지 그리고 사진 등을 보고 직접 그렸거나 만들었다. 그의 직업은 보석세공이다. 주로 호박이나 쇠로 작업을 한다. 지금까지 16차례 개인 작품전시회를 가졌다. 일본에 대해 이처럼 깊은 관심을 쏟는 이유를 묻자, 그는 “1964년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텔레비전으로 보면서 미지의 일본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내가 태어난 나라만 잘 알 것이 아니라 다른 어느 한 나라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일본에 대한 공부를 해왔다”고 답했다. 

그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 대해서도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내원에 있는 석등을 보여주면서 “이것은 한국 책에서 보고 만든 한국 석등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시청하면서 한국을 먼저 알았더라면 한국을 소재로 정원을 꾸몄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번도 가보지 않았고 외부의 어떤 지원도 받지 않고, 그저 스스로 좋아서 수십년 동안 남의 나라를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 애를 쓰고 있다. 

* 이 기사는 한겨레21 제532호 2004년 11월 4일자로 이미 보도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