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나스 콘트리마스] 생맥주와 턱수염의 괴력!

빌뉴스=글 · 사진 최대석/ 자유기고가 chtaesok@hanmail.net

자신의 신체 일부인 치아, 귀, 목 혹은 손가락으로 무거운 것을 들어올리거나 끌어서 세계 기네스북에 오른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 가운데 자신의 수염을 이용해 세계 기록에 도전하는 사람이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다. 

수염을 30년째 길러오고 있는 안타나스 콘트리마스 (52)는 어느 날 이 수염으로 뭔가 흥미로운 일을 시도할 궁리를 했다. 1999년 3월 그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 이색 철인대회가 열렸다. 행사 전 평소 알고 지내던 조직위원들에게 그는 그냥 지나가는 말로 “자신의 턱수염으로 무거운 것을 한번 들어올려보마”고 제안했다. 평소 가족과 주위 사람들로부터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긴 수염을 깎으라는 충고를 귀가 따갑도록 들어오던 참이라 이 애물단지도 쓸모가 있음을 보여주리라는 오기도 작용했다. 고민 끝에 자신이 운영하는 맥주공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맥주통을 들기로 했다. 

1차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뒤 철인대회에서 40kg 맥주통을 32cm 턱수염으로 번쩍 들어올린 것이다. 사람들과 언론의 관심이 그에게 쏠렸다. 오랜 시간 수염을 기른 게 헛되지 않았다는 뿌듯한 생각도 들었다. 이후 그는 턱수염으로 계속 자신의 기록을 갱신해나갔다. 2000년에는 몸무게가 55.7kg이나 나가는 아가씨를 번쩍 들어올리기도 했다. 그에게 첫 기네스 공인기록 인증서를 가져다준 사건이었다. 곧이어 2001년 3월에는 59kg이 나가는 텔레비전 아나운서를, 8월에는 61.3kg의 여성을 들어올렸다. 이로 인해 기네스 기록 인증서를 3개나 더 받았다. 이제 그는 리투아니아에서 기네스 인증서를 가장 많이 보유한 사람이 되었다. 

1999년 6월에는 1t이나 되는 경비행기를 2.85m나 끌어당겼다. 2002년 7월에는 3t짜리 군용차를 13m 끌어당기는 괴력을 보여주었다. 턱수염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그는 스스럼없이 자신이 만든 생맥주에 있다고 말한다. 그는 하루 5~6ℓ 생맥주를 마시고, 기록에 도전할 때는 1ℓ를 마신다.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다. 힘을 쓸 때 내 몸 안의 맥주가 에너지로 변해 빠져나가는 기분이 든다.” 그는 도의원으로서 지역의 정치 발전에 기여하면서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이제 바다에서 군함을 끌어당기는 기록에 도전할 생각이다. 

* 이 기사는 한겨레21 제501호 2004년 3월 17일자로 보도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