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나 팔률료니테] 교도소 미인대회가 남긴 대박

빌뉴스=글 · 사진 최대석/ 자유기고가 chtaesok@hanmail.net

2002년 리투아니아 여성 전용 교도소에서 세계 최초의 ‘미스 여죄수’ 선발대회가 열린 적이 있다. 이 독특한 대회는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리투아니아의 한 텔레비전 방송사가 “아름다움이 없을 것 같은 곳에서 아름다움을 찾으려고 한다. 소외되고 절망적인 여성들이 다시 어깨를 펴고, 높은 굽의 구두를 신고 미소를 배우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취지로 연 미인대회는 전 세계에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영예의 대상인 ‘미스 여죄수’로 ‘사만타’라는 가명으로 출전한 크리스티나 팔률료니테(22)가 뽑혔다. 그는 왕관과 상금 4천리타스(약 160만원)를 거머쥐었다. 왕관은 정화(淨化)를 의미하는 은, 악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석영, 죄수에게 자유를 상징하는 비취로 만들어졌다. 

“솔직히 이 보석왕관보다 자유가 나에겐 더 귀하다. 하루빨리 자유를 찾고 싶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힌 그가 2003년 6월 3년 동안 그토록 그리워하던 사회로 돌아왔다. 상금을 밑천으로 샤울랴이에 작은 아파트를 샀고, 어린 딸 사만타(3)와 함께 새로운 보금자리를 틀었다. 미인대회로 얻은 유명세로 그는 이제 리투아니아의 인기 연예인 반열에 올랐다. 주위 사람들은 “이제 새로운 신데렐라가 탄생했다”며 그를 축하했다.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그의 미모와 처신을 지켜보던 리투아니아 최대의 화장품 회사 대표는 그를 특별 채용했다. 

크리스티나는 집단폭행 사건에 억울하게 연루되어 교도소 신세를 져야 했다. 그는 남자친구가 동료 세명과 함께 술집에서 폭행하는 현장에 뒤늦게 도착했다. 경찰이 출동하자 소년원과 교도소를 들락날락하던 남자친구는 크리스티나와 전과가 없는 동료 한명만 현장에 남기고 도망쳤다. 훈방으로 곧 풀려나올 것이라는 남자친구의 말을 믿었고, 또 그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라 아빠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로 마음먹었다. 변호사도 낙관했지만 판결은 기대와는 딴판이었다. 결국 감옥에서 딸을 낳고 함께 살았다. 그는 딸에게 가장 큰 죄책감을 갖고 있다. 

인생은 ‘새옹지마’라 했던가. 딸의 이름으로 출전한 기상천외한 교도소 미인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잇따른 행복에 그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잘 잡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새 집에 필요한 가전제품을 선물로 받고, 10대들이 자신이 근무하는 화장품 매장으로 찾아와 축하카드를 건네주는 따뜻한 정을 한아름 맛보고 있다. 논란이 많았던 교도소 미인대회는 그에게만큼은 확실히 인생역전 대박의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 이 기사는 한겨레21 제496호 2004년 2월 11일자로 보도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