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라스 다브리슈스] 늑대사냥꾼 “늑대와 춤을”

빌뉴스=글 · 사진 최대석/ 자유기고가 chtaesok@hanmail.net

리투아니아 북서쪽 텔쉐이 지방의 소나무와 전나무 등이 우거진 울창한 숲에는 요즈음 밤마다 “우~~~ 우~~~”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담력이 약한 사람에겐 밤하늘을 향해 울부짖는 이 늑대의 모습이 생각만 해도 소름 끼친다. 하지만 늑대의 울음소리가 정겹게 들리는 기인이 있다. 바로 이 숲과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페트라스 다브리슈스(48)다. 

그는 늑대를 데리고 숲을 거닐고 함께 사냥을 하기도 한다. 새끼 때부터 키운 늑대는 그의 뜰에서 애완견처럼 살아간다. 그가 이처럼 늑대를 사랑하고 함께 살아가는 사연은 이렇다. 1982년 소련의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공화국 일대에 많은 늑대떼들이 산에서 내려와 가축을 공격하는 사건이 속출했다. 이어 포수들이 모집되었다. 자신의 뜻에 맞지 않은 세속의 공산주의가 싫었고, 또 10형제 집안에서 자란 다브리슈스는 중간 아이는 집에서 가급적 멀리 떠나 자신의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옛말을 믿고 모집에 응했다. 이렇게 그는 텐산과 히말라야산에서 늑대 등을 사냥하며 7년을 산속에서 홀로 살았다. 

이후 리투아니아로 돌아와 “오랜 세월 동안 자연이 나를 먹여 살렸다. 이제 자연에 진 빚을 갚아야 할 때가 되었다”라고 마음먹고, 지방산림관리청 공무원이 되어 현재 14ha의 숲과 야생동물을 관리하고 있다. 5ha 숲에 우리를 쳐서 멧돼지·사슴·노루 등과 함께 한 식구처럼 살아가고 있다. 

2.5ha 숲엔 늑대를 기르고 있다. 그는 늑대를 사냥하면서 살았지만, 늑대의 지혜로움, 정의로움, 가족사랑, 위계질서에 매료되어 늑대를 기르면서 늑대에 대한 사람들의 일반적 편견을 깨는 꿈을 오랫동안 간직해왔다. 동화 속 늑대는 염소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포악한 동물로 정형화되어 있다. 하지만 늑대는 최소한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먹는다. 늑대는 물가의 여러 오리알을 발견하면 그 가운데 하나만을 깨먹는다. 배부르고 건강한 늑대는 절대로 다른 짐승을 공격하지 않는다. 그의 뜰엔 늑대와 염소가 사이 좋게 노니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리투아니아에는 400여 마리의 늑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몇해 전 한 리투아니아 사냥꾼의 올가미에 걸린 어린 늑대를 구출해 동물원에 보낸 뒤 다섯 마리의 새끼를 얻었다. 다브리슈스는 이 다섯 마리의 새끼들을 집안에서 정성스럽게 길렀다. 리투아니아에서 흔히 사용되는 “그는 늙은 늑대다”라는 말은 지혜로운 사람을 뜻한다. 어떤 사람은 늑대를 기르는 그를 아주 별난 괴짜라고 부르지만, 그는 “난 단지 자연의 친구일 뿐이다”라고 답한다. 

* 이 기사는 한겨레21 제495호 2004년 2월 4일자로 이미 보도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