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 국회의장 … 여성 운전자와 접촉 사고 

<최대석/ 리투아니아 통신원> chtaesok@hanmail.net

최근 리투아니아의 고위층 인사 세 명이 탄 승용차가 잇따라 접촉사고를 당했다. 공교롭게도 가해자는 모두 일본 자동차인 마쓰다를 모는 여성 운전자였다. 

첫 사고는 지난해 12월13일에 일어났다. 이날 아침 발다스 아담쿠스 리투아니아 대통령을 태운 전용차는 경찰관과 경호원 차의 호위를 받으며 집무실로 가던 중이었다. 그런데 대통령궁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아로세날로 거리에서 마주 오던 마쓰다가 중앙선을 넘어 대통령 전용차를 들이받았다. 

마쓰다를 운전한 라사 바넬리에녜(23)는 앞에서 달리던 차가 갑자기 멈추자 급히 건너편 차선 쪽으로 운전대를 돌렸다. 그 순간 공교롭게도 건너편 차선에서 선두에 달리던 경찰관 차가 막 지나가고 바로 뒤에 대통령 전용차가 오고 있었다. 이 접촉사고로 바넬리에녜는 벌금 150리타스(4만5000원)를 물었다. 

두 번째 사고는 1월8일 빌뉴스 외곽에서 일어났다. 출근하는 아르투라스 파울라우스카스 리투아니아 국회의장을 태운 BMW 740 전용차가 2차선 도로에서 마주 오던 차와 경미한 접촉사고를 냈다. 쌍방의 잘못으로 판정된 이 사고로 운전자 리라 그리니톄(24)와 국회의장 승용차 운전사는 각각 벌금 100리타스(3만원)를 물었다. 

마지막으로 1월18일 빌뉴스 시내에서 라이무톄 밀비디에녜(38)가 몰고 가던 차가 아르투라스 포빌류나스 리투아니아 올림픽위원장의 BMW 525 리무진을 들이받았다. 골목에서 튀어나온 마쓰다가 아직 제설작업이 안 된 거리를 저속으로 달리던 BMW를 들이받아 난 사고였다. 운전사가 사고 수습을 위해 교통경찰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포빌류나스 위원장은 300m 떨어진 집까지 눈길을 걸어가야 했다.

비록 경미한 접촉사고였지만 대통령과 국회의장을 태운 전용차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것은 ‘제왕적 권력’으로 표현되는 한국 사회에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일. 하지만 이 사고 후 대통령 경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소리도, 경호 담당자가 징계를 받았다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 오히려 사고를 낸 여성 운전자들이 대중매체의 주목을 받아 유명해졌다. 

* 이 기사는 주간동아 2002 년 2월 14일(322호)자로 이미 보도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