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3일 제16대 국회의원 273명을 뽑은 선거에 지금까지도 우리나라는 선거사범수사가 종결을 짖지 못하고 야당의 편파수사와 여당의 공정수사가 대립을 하고 있다. 국회의원 40명이 재판결과에 따라 당선무효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사상 최대 규모로 선거법위반자가 기소되었다. 열 여섯 번 국회의원 선거를 치렀지만, 아직도 공명선거가 자리잡지 못한 것이 바로 한국 선거문화의 현주소이다. 

지난 10월 8일 리투아니아에는 141명을 뽑는 제3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다. 총유권자 260만명 중 58.62%가 투표에 참가하였다. 1990년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후 지금까지 리투아니아는 임기 4년인 국회의원 선거를 세 번 치렀다. 이번 선거에 선거법을 위반하여 검찰에 고소나 고발된 사건이 아직 없다. 겨우 세 번을 치른 리투아니아의 선거문화는 열 여섯 번을 치른 우리나라의 것보다 훨씬 앞서 있다. 

이번 선거에는 야당인 좌파 사회민주연대(민주노동당+사회노동당+신민주당+리투아니아·러시아연합)가 51석을 얻어 다수당이 되었다. 하지만 이 다수당의 기쁨은 일일천하로 끝나고 말았다. 바로 좌파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 중도파 세력들이 연대를 구성하였기 때문이다. 

리투아니아에는 다수당이 국회와 행정부의 권력을 장악한다. 중도파 세력이 연대를 구성하자, 사회민주연대가 51석을 얻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전직 대통령 알기르다스 브라자우스카스는 백의종군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국회의원에 입후보자하지 않았고, 만약 사회민주연대가 집권할 경우 국무총리로 내정되어 있었다. 

지난 12일 자유연합(롤란다스 팍사스: 34석), 신연합(아르투라스 파울라우스카스: 29석), 중도연합(로무알다스 오졸라스: 3석), 그리고 현대기독민주연합(비타우타스 보구시스: 1석)이 연대 합의문에 서명을 하였고, 67석으로 집권세력이 되었다. 이들 네 개 정당은 지난 여름부터 선거 후 연대할 것을 구두로 합의하였다. 

신정치불럭으로 불리어지는 이들 연대세력은 무소속 출신인 현 대통령 발다스 아담쿠스로부터 비공식적 후원을 받고 있다. 비록 과반수 71석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이들은 국회의장(아르투라스 파울라우스카스)과 국무총리(롤란다스 팍사스) 자리를 차지하였다. 

하지만 이 신정치블럭의 전도(前途)는 그렇게 밝은 편은 아니다. 우선 안정의석수인 71석의 과반수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연대한 각 정당의 정책이 여러 분야에서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이 불일치하는 부분에서 어떻게 상호이해 속에 공통분모를 창출하느냐가 리투아니아 정국 안정에 큰 관건이 된다.

이번 선거에서 최연소 당선자는 26세이고, 최고령 당선자는 76세이다. 141명 중 15명이 여성의원으로 전체의 10.6%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구에서 6명, 정당비례제로 9명이 당선되었다. 좌파의원이 8명, 자유주의자가 3명, 사회주의자가 2명, 보수주의자가 2명이다. 제3대에는 지난 제2대 여성의원수 25명보다 10명이나 줄어들었다.

* 이 기사는 하니리포터 2000년 10월 27일자로 이미 보도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