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1. 11. 14. 07:26

등급이 있는 유럽 호텔에 가끔 가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이 있다. "한국 모텔 수준보다 못하네!"이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핀에어(finnair)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도착하니 아침 8시경이었다. 시차로 인해 비행 중에는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마치 날밤새고 아침을 맞이하는 기분이었다.

피곤한 딸아이를 먼저 서울 중심가 한 유스텔에 전화를 해 예약 가능성을 물었다. 기대와는 달리 전혀 예약이 다 되었다라는 답을 들었다. 일단 서울 남대문 부근에 카메라 수리를 맡기기 위해 서울로 향했다. 시간이 지나자 딸아이는 곧장 아무 호텔이나 가자면서 떼를 쓰기 시작했다.

오후 1시경 9층 모텔에 들어가보았다. 대낮인데 방이 없다고 했다. 문전박대를 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마침 인근에 또 다른 모텔이 있었다. 할머니가 접수를 맡고 있었다. 딸아이를 보더니 손녀 나이와 비슷하다면서 호의적이었다. 이 말을 들이니 방이 있겠지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 한국 모텔방에 아늑하다면서 좋아하는 딸아이
 

무거운 짐 때문에 딸아이는 어쩔 수 없이 승강기를 이용해 제일 꼭대기에 있는 방으로 올라갔다. 밀폐된 승강기를 타는 것을 딸아이는 싫어한다. 산책갔다고 돌아오는 길에는 복도를 이용했다. 

"아빠, 왜 이렇게 모텔 계단이 가파를까? 올라기가 너무 힘들어."
"그러게 말이야. 아빠도 힘들어."


비상시에 계단을 타고 바삐 내려가다는 쉽게 다칠 수도 있을 같은데 정말이지 왜 이렇게 계단간 높이를 크게 해놓았을까......

▲ 한국 모텔은 대부분 이렇게 입구에 커튼이 쳐져있었다. 
 

"아빠, 왜 한국 모텔 앞에는 커튼이 있지? 나는 키가 작아 불편없이 들어갈 수 있지만, 아빠는 고개를 숙여서 들어가야 하잖아."
"그러게 말이야. 방에 커튼이 있듯이 모텔은 건물에도 커튼이 있어야 하는 가봐."
라는 궁색한 답을 했다. 

아뭏든 노트북없이 여행하는 사람에겐 한국 모텔이 아주 마음에 든다. PC방에 가지 않고서도 모텔 방에 마련된 컴퓨터로 인터넷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