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11. 9. 28. 06:49

월요일 리투아니아의 한 중학교를 방문했다. 영어 수업시간에 에스페란토를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관련글: 교실마다 세면대로] 수업을 마치고 복도로 나와자 학생들이 조금 거리를 두고서 외쳐대었다.

"야포나스!", "야포나스!"

야포나스(japonas)는 리투아니아어로 일본인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동양인을 볼 때에는 "야포나스" 혹은 "키녜티스"(중국인, kinietis)라 자기들끼리 수근거린다.

이런 경우 서로 대화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면 "라바스, 아쉬 에수 코레예티스"(안녕, 나 한국인이야)라고 정정해주곤 한다. 대개 친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그런데 때론 분위기가 삭막한 경우도 있다. 바로 특정 민족으로 표현할 경우가 아니라 약간 경멸적인 표현을 들을 때이다. 이런 경우 못 들은 척하고 지나간다. 이들은 대부분 무리를 지은 십대들이다. 

그렇다면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어떤 경멸적인 표현을 쓸까?  

먼저 "čiurka"(츄르카)이다, 이는 "황인종 사람"을 뜻하는 비어(卑語)이다. 그 다음으로는 "juodašiknis"(유오다쉬크니스)로 "검은 엉덩이를 가진 사람"을 뜻한다. "siauraakis"(샤우라아키스)도 종종 쓰인다. 이는 "좁은 눈을 사진 사람"이라는 뜻이다. 

아래는 빌뉴스의 우주피스이다. 지나가는 십대 무리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나를 향해 "čiukčia"(츅챠)라고 부르는 것이 영상 오디어에 잡혔다. "츅챠"는 "츄르카"와 동일한 표현이다.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는 어떨까 궁금해 페이스북 에스페란토 그룹에 물었다. 지금까지 달린 답은 이렇다.

* 이탈리아 친구:
"알지 못한다. 이탈리아인들은 동양인의 거시기는 짧다라고 말한다.
* 독일 친구: 예전엔 "Schlitzaugen"(틈눈)이라 말했지만 요즈음은 듣지 못했다. 여기 사람들도 특히 중국인, 일본인 한국인들의 성공과 경제력으로 인해 여기 사람들은 점점 아시아인들을 존경한다. 그래서 경멸하는 것이 그친 것으로 생각한다."
* 독일 친구: 동독에서는 아시아인들을 "Fidschi"(피지)라 자주 부른다. 한국에서는 유럽인을 경멸하는 표현은 없나?"
* 프랑스 친구: "점점 들을 수가 없다. chnew [쉬네우] (중국인), bridé [브리데] (굴레 씌운 눈), jaune [존] (황인) 등이 있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bridé가 가장 경멸적인 표현이다."


틈처럼 생긴 눈, 아몬드처럼 좁은 눈, 굴레가 씌워져 크지 않은 눈 등이 아시아인을 경멸적으로 표현하는 데 사용된다. 하지만 아시아인들 중에는 토끼처럼 크고 둥근 눈을 가진 사람들도 적지 않다. 더우기 요즘은 성형시대이다.

독일 친구말처럼 아시아인들의 성공이 세계에 널리 알려지고, 또한 상호교류가 많아지고 상호이해가 증진됨에 따라 점점 다른 대륙인에 대한 경멸적인 표현들은 점차적으로 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