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1. 9. 27. 05:15

두 달 동안 미국 여행을 마치고 딸아이가 집으로 돌아왔다. 미국 여행을 하면서 가장 소름 끼친 일을 하나 소개했다. 보스톤에서 생활하다가 뉴욕 나들이를 나섰다. 인터넷으로 민박집을 찾아 편안한 마음으로 그 집을 방문했다. 

젊은이가 사는 집이었다. 들어가자마자 정리정돈이 엉망이라는 집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게 되었다. 숙박비는 이미 지불한 것이라 불결함에 뛰쳐나올 수도 없었다. 그래서 일단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부엌으로 들어갔다. 

도마를 옮기려고 도마를 들어보고 기겁을 하고 말았다. 
왜?
도마 팉에는 수십마리의 바퀴벌레가 숨어있었기 때문이다. 

집 안에 거미르 보아도 깜짝 놀라는 데 바퀴벌레를 보았으니 그야말로 충격을 받았다. 이날 밤 거의 공포영화 수준으로 잠을 자는 둥 마는 둥하다가 다음날 숙박비를 돌려받고 새로운 민박집을 옮겼다.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의 옷을 손으로 빨래를 하다가 아내가 소리쳤다.
"미국 바퀴벌레!"
"뭐라고?"

* 아이팟으로 찍은 사진이라 선명도가 낮아 아쉽다.

온 식구들은 머리카락이 쭈빗쭈빗하고 몸이 간지러웠다. 아내는 빨래솔로 곤충을 가지고 밝은 곳으로 왔다. 식구들은 이것이 정말 바퀴벌레일까라며 가까이에서 살펴보았다. 말라 죽어서 식별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일단 바퀴벌레는 아닐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여졌다. 어쩌면 바퀴벌레가 아닐 것이라는 바램으로 내린 결론일 법하다.

"봐, 이렇게 쉽게 사람의 옷에 묻어 벌레나 알들이 대륙간에 쉽게 이동할 수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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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