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1. 8. 26. 10:04

오는 9월 1일이면 딸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생이 된다. 그 동안 휴대폰에 대해 별다른 욕심이 없더니 근래에 들어와서 자기가 좋아하는 휴대폰을 사달라고 졸라댔다.

"아빠, 이 휴대폰 사줘~"
"사용하던 거 그냥 사용해. 아직 쓸만하잖아."
"낡았어. 그러면 내가 모아둔 용돈으로 사줘. 알았지?"

딸아이 휴대폰은 언니가 몋해 전에 사용했던 것으로 내가 보기에도 너무 낡았다. 어제 무슨 일인지 밖에 나가서 한참 동안 아내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돌아온 아내는 딸아이에게 눈을 감아라고 했다.

"짜잔~~ 이걸 봐!"

딸아이가 원하던 휴대폰이었다. 딸아이가 새 학년으로 올라가니 그래도 뭔가 감동적인 것을 선사하려는 것이 아내의 마음이었다.

"정말 기뻐 죽겠어."

혼자 자기 방에서 새로운 휴대폰을 탐구하던 딸아이는 쪽지를 가지고 왔다.


"아빠, 이 노래들을 빨리 인터넷에서 받아서 내 휴대폰으로 넣어줘."

Kesha: Take it off
F.T. Island: I hope (바래)
Big Bang: Tonight (오늘밤)
Shakira: Give me everything
BeFour: No limit
Miley Cyrus: Can't be tamed
Lady Gaga: Paprazzi
Jenifer Lopez: I'm into you
Ukiss: Man man ha ni (만만하니)
Rihanna: Please don't stop the music......

바빴지만, 그래도 가끔 딸아이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는 "좋은 아빠"가 되어보자라는 심정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서 노래들을 찾았다.  일일이 이 노래가 맞는 지 딸아이에게 확인했다. 그런데 몇몇 노래에는 한국어가 들렸다.

"어, 이 노래 네가 어떻게 알았니?"
"리투아니아 친구들이 알려준 한국 노래야."

* K-Pop 가수들에 푹 빠진 폴란드 여학생들 (사진출처: 주폴란드한국문화원)

리투아니아 친구들은 이제 9살-10살이다. 이들이 벌써 한국 노래를 듣고 따라서 부른다는 것이 정말로 믿기지가 않는다. 한편 이 작은 나라 어린이들 사이에도 외국 유명 가수들의 노래과 같이 휴대폰에서 한국 가수들의 노래가 당당히 들린다는 사실에 뿌뚯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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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