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1. 5. 2. 05:49

"어머니날에 헌정한 초3 딸의 시 한 편"에서 초등학교 3학년생인 작은 딸 요가일래의 어머니날 선물에 대해 썼다. 그렇다면 고등학교 3학년생인 큰 딸 마르티나는 무슨 선물을 했을까?

우선 토요일 이야기를 꺼낸다. 토요일 오후  마르티나는 어디론가 가서 저녁 무렵에 돌아왔다. 

"주말인데 공부 좀 하지!!!"
"오늘 벌써 4시간 공부했어."
"그래도 이제 한 달 후면 가장 중요한 고등학교 졸업시험이 있잖아!"
"공부는 내가 알아서 할 거야! 주말에는 쉬고 싶어."
 
이렇게 대화가 끝났다.
늦은 저녁에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은 마르티나는 또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또 어딜 나가니?"
"오늘 자고 올 거야! 친구들 하고 포커치면서 파티하기로 했어."
"졸업시험 성적이 좋지 않아 대학 장학금을 받지 못할 경우 어떻게 우리가 학비를 대줄 마음이 생기겠니?!일단 열심히 하는 것이 좋잖아!"
"공부시간과 시험성적은 반드시 정비례하지 않아!"

지난해 마르티나가 만 18세 성인이 된 후부터 우리 집의 잦은 대화 풍경이다. 미성인일 때는 우리 부부가 어떻게 해서라도 우리 의견을 관철시키고자 했으나, 성인이 된 후부터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지금은 부모을 조언자보다 방해꾼으로 여기는 경우도 더러 있다.

고3인 마르티나가 댄스클럽을 가거나 외박을 해도 그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단지 "조심해서 다녀와! 데려다 주는 친구가 없으면 택시타고 와!"라고 말할 뿐이다. 그렇게 토요일 밤 마르티나는 집에 있는 포도주 한 병을 들고 외박하러 친구집을 갔다.  

어제 일요일 어머니날이었다. 뜻밖에 마르티나는 오전에 집으로 돌아왔다. 손에는 꽃 송이와 어제 가져간 포도주 병을 들고 들어왔다. 이것을 엄마에게 어머니날 선물을 주었다. 포도주 병을 보면서 우리 식구들은 한 바탕 웃었다. 휴지로 포도주 병을 막았고, 그 안에는 다 마시지 않은 포도주가 남아 있었다. 

"우와, 이 포도주 정말 좋은 선물이다!!!!  남아 있는 것을 보니 어젯밤 아주 건전하게 보냈겠구만!"
 

* 꽃과 마시다 남은 포도주가 어머니날 선물 

남은 포도주를 다시 집으로 가져올 생각을 다 하고, 또한 이것을 어머니날 선물로 줄 생각을 한 마르티나의 재치가 돋보인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