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11. 4. 7. 06:45

북동유럽 발트해 인구 320만명의 나라 리투아니아에도 한류를 한눈에 느낄 수 있는 행사가 최근 열렸다. 빌뉴스대학교에서 한국어 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학생들이 '한빌뉴스'(HANVilnius) 동아리를 결성해 한국 문화 배우기와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빌뉴스대학교는 1579년 설립된 동유럽에서 유서 깊은 대학교 중 하나이다. 15년 전 여러 해 동안 한국어 강좌가 열렸으나 그 동안 중단되었다. 2010년 9월부터 주말학교 프로그램으로 한국어를 다시 가르치고 있다. 빌뉴스대학교는 향후 2-3년 내에 선택과목이 아니라 학사과정 프로그램으로 한국관련 학문이 자리 잡길 기대하고 있다.

한국어 수강생들은 함께 정보를 공유하면서 한국을 더 많이 알고, 한국문화를 익히고 이를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 동아리를 결성했다. 4월 2일 동아리 결성식이 열린 빌뉴스대학교 동양학센터 강의실은 100여명의 사람들로 가득 찼다.

태극기를 벽에 걸고, 또한 스크린에 띠우면서 열심히 준비했다. 일반적으로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내성적이고 남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날 만난 한국어 수강생들은 한국을 알고 한국을 알리겠다는 사명감으로 충만 되어 있는 듯했다. 이런 모습에 기쁘기도 하고 한국인으로서 부끄럽기도 했다.


창립 회원들은 리투아니아어와 직접 배운 한국어를 사용해 연극적 요소와 함께 재미나게 한글, 역사, 음식, 영화, 대중가요 등에 관한 한국 문화를 소개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특히 스크린을 통해 한국의 대중 가수나 그룹이 등장할 때에는 사방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들 가수들의 실제 공연장에 온 열혈 지지자들을 보는 것 같았다. 함께 아리랑을 부르면서 행사를 마쳤는데 어느 한인회 모임에서보다 더 한국적인 분위기를 느낀 듯했다.

현재 인터넷을 통해 한국 드라마, 영화, 대중가요 등이 주로 리투아니아 젊은이들 사이에 널리 펴져 있다는 것을 실제로 체감할 수 있었다. 동아리 창립 회원이기도 한 리투아니아인 외교관은 한국 드라마는 짧고, 상황전개가 빠르고, 서양과는 다른 가치관을 지니고 있어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자막 없이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을 목표로 삼고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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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복을 입고 행사를 진행하는 동아리 창립 회원들(빨간색 한복: 동아리 회장 리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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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중국 한자가 아니라 한글을 사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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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그라스가 사람되었어요? - 아뇨", "곰이 사람되었어요> - 예~~~", 재미나게 한국 건국신화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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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빌뉴스 동아리 창립식에 모인 리투아니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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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리를 함께 한 한인들과 동아리 창립 회원들 

이러한 리투아니아 젊은이들의 자발적인 한류 열풍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도록 관심과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우리나라 정부 공관이 리투아니아에는 아직 없는 것이 아쉽다. 올해는 한국과 리투아니아가 국교를 수립한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두 나라 사이에 보다 더 구체적인 협력이 이루어져 한류 열기가 리투아니아에 더욱 확산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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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