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1. 2. 1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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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딸아이 요가일래는 아침 7시에 일어난다. 수업은 8시에 시작된다. 아침식사는 버터를 바른 식빵 한 조각이다. 도시락은 훈제고기 등을 넣은 식빵 두 조각이다. 하지만 아주 가끔 학교 식당에서 좋아하는 피자를 사먹는다고 도시락을 가지 않는다. 지난 수요일(9일)이 그런 날 중 하나였다.

"혹시 식당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점심을 못 사먹을 수 있으니 빵 한 조각이라도 가져가는 것이 어때?"
"내가 잘 알아. 시간이 충분해."

학교를 마친 후인 오후 1시경 요가일래는 항상 전화한다.

"아빠, 오늘 돈을 잃어버렸어."라고 풀이 다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돈이 리투아니아에 있으니 괜찮아. 빨리 조심해서 집으로 와."

배가 고픈 딸을 위해 달걀 두 개를 삶고 있는데 딸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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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자마자 딸아이는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면서 방으로 가버렸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서 또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울지마. 아빠가 잃어버린 돈을 줄께."
"내 돈이 아니야. 엄마가 준 돈이야. 엄마가 화낼 거야."
"엄마가 화내지 않지. 네가 아무 것도 먹지 못해서 오히려 마음이 아플 거야."
 
여전히 훌쩍거렸다.

"이제 잊어버려. 돈은 어딘가에 잘 있을 거야."
"돈을 잃어버려서 내가 아무 것도 먹지 못했어. 내가 학교에서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알아?"
"그러니까 이젠 항상 도시락을 가져가."
여전히 속상한 마음이 딸아이를 짓누르고 있었다.

한참 후 삶은 달걀을 맛있게 먹고 딸아이는 음악학교를 갔다. 집에 혼자 있으면서 딸아이의 책가방 안을 샅샅히 살펴보았다. 한 주머니에 1리타스가 있고, 다른 주머니에 1리타스가 있었다.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돈이 책가방 속에 있었다. 음악학교에서 다녀온 딸아이에게 말했다.

"여기 봐, 아빠가 찾았어. 이젠 돈을 잃어버리면 마음까지 잃어버리지 마. 속상해하거나 울지 말고 꼼꼼히 찾아봐."
"알았어. 하지만 오늘 정말 배가 고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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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