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1. 1. 18. 07:29

일전에 초등학교 3학년생인 딸아이는 아빠에게 한국말 욕을 가르쳐달라고 다시 졸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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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또 그래? 몰라도 돼."
"화날 때나 친구들을 약올려줄 때 필요해. 리투아니아어로 하면 다 아니까 한국말로 할래."
"그렇다면 더 더욱 몰라야지."
"아빠, 가르쳐줘 제발!!!"

얼마 후 화제를 바뀌자 딸아이는 자신의 요구사항을 까마득 잊어버렸다.

그 다음날 딸아이가 놀고 있는 부엌으로 가서 물을 마시고 나올려고 하자 딸아이가 잡았다.

"아빠, 잠깐만!"
"왜?"
"기다려!"

딸아이는 일시정지시킨 아이팟 Cee Lo Green의 음악파일을 재생시켰다.
그리고 이내 "f*** y**"라는 노랫말이 흘러나왔다.
이것이 끝나자 딸아이는 다시 일시정지를 시킨 후 말했다.

"아빠, 이제 가도 돼!"
"아빠에게 이렇게 욕하다니......"
"나 대신에 노래가 욕하니 재미있지? 하하하"

어제 저녁엔 혼자 "김씨표류기"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딸아이가 와서 조금 보더니 재미있다면서 처음부터 같이 다시 보자고 했다. 모래 위와 포도주 병으로 서로 대화하다가 "Who are you?" 모래 위 물음에 대한 포도주 병 답이 오지 않았다. 던지려다가 그만두었고, 다음날 남자는 사방을 찾아다녔다. 결국 찾지 못하자 그는 모래 위에 이렇게 한 줄 더 썼다 - "why?"

그리고 여러 장면이 바뀌고 폭풍우가 일어난다. 애써 가꾼 밭이 완전히 초토화된다. 날이 개자 그는 모래 위에 "F*** Y**"라고 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갑자기 "한강정화작업" 어깨띠를 두른 사람들이 나타나고 이들과 추격전이 벌어진다. 아직 영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딸은 물었다.

"아빠, 저 남자가 F*** Y**라고 욕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잡아가려는 거야?"
"그럴 수도 있을 거야. 그러니 너도 이제 이 욕을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저렇게 잡으러 오는 사람들이 있을까?"
"있을 수 있지."
"우와, 무섭다. 나도 이제 안 해야겠다."

딸아이에게 이 학습효과가 얼마나 지속될 지 의문이지만 이를 믿는 딸아이의 순진함에 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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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