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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1시면 어김없이 휴대전화가 울린다. 바로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가 어떻게 집에 올 지를 알리는 전화이다. 대개 집 방향이 같은 친구들과 함께 온다.

아침 등교할 때는 늘 학교까지 동행하지만 3학년생이 되고부터는 하교할 때 데리러 가지 않는다.

어제는 영하 12도 날씨였다. 아무리 장갑, 목도리, 모자를 써도 추웠다.

이런 날씨엔 학교를 안 보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아내는 추운 날에 차 엔진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차로 데려주겠다고 한다. 이보다 반가운 소리가 없다. 조금이라도 따뜻한 이불 속에 더 누워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빠, 친구들 하고 운동장에 조금만 놀다가면 안 돼? 제발 부탁해."
"밖에 너무 추워. 빨리 와서 점심 먹고 음악학교 가야지."
"알았어."

조금 후에 또 전화가 왔다.
"아빠, 아빠나 엄마가 와서 같이 가면 안 돼? 내가 추워서 죽을거야."

이런 말을 듣고 가만히 있을 부모가 세상에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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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도 추워서 움추리고 양지바른 나뭇가지에 앉아 있다.

잽싸게 외투를 입고 딸아이를 위해 목도리 하나를 챙겨서 학교 쪽으로 뛰어갔다. 저 멀리 장갑 낀 손을 외투 주머니에 넣고 움추리고 걸어오는 딸아이를 보니 "추워서 죽을거야."라는 말이 정말 믿어지는 순간이었다.

가져온 목도리를 딸아이 목에 묶어주었다.

"이렇게 추운데 친구하고 밖에서 놀 생각을 했니?"
"내가 잘못 생각했어. 아빠 말이 맞아.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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