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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살면서 이맘 때가 되면 제일 생각나는 과일이 있다. 사과나 배는 한국 것과 비교하면 맛은 덜하지만  리투아니아 것도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특히 북동지방 비르제이(Biržai)에서 나는 사과는 그 맛이 후지 사과와 비슷하다.

하지만 제일 먹고 싶은 단감은 리투아니아에 자라지 않는다. 모두 수입한다. 그래서 가격이 비싸다. 보통 10월에 단감 1kg 가격은 16리타스(약 7천원)이다. 먹고 싶어도 사과에 비해 워낙 값이 비싸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내는 "먹고 싶은 마음을 없애고 신토불이 사과를 지금 많이 먹으라. 나중에 값이 내려가면 왕창 사자."라고 말한다.

그 '나중에'가 드디어 왔다. 어제 신문과 함께 슈퍼마켓 이키(iki) 홍보지가 눈길을 끌었다. 이번주 내내 단감 1kg 가격이 3.99리타스(약 4천4백원)이다라는 광고가 제일 눈에 띄었다. 아내도 반대하지 않았다.

영하 8도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혼자 규모가 작은 이키 슈퍼마켓으로 갔다. 없으면 어쩌나 걱정을 하면서 과일진열장으로 향했다. 보기에도 정말 좋았다. "우와, 이런 상품의 단감이 겨우 3.99리타스!!!"라고 놀라면서 주섬주섬 봉지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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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오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이런 경우 아내는 십중팔구로 "아무리 싸다고 많이 사면 보관하기 힘들어."라고 제지한다. 무게는 신경쓰지 않고 세 봉지에 단감을 가득 담았다.

집으로 가져온 계산서를 보더니 아내는 "당신 5kg이나 샀어?"라고 물었다.
"아니, 그냥 세 봉지만 샀어. ㅎㅎㅎㅎ"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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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감 5kg을 아주 싼 가격인 20리타스(약 8천8백원)을 주고 사서 그런지 아내는 더 이상 따지지 않았다. 단감을 깎아서 식구들에게 나눠주니 모두 잘 먹었다. 대폭적인 단감 가격 하락을 기다린 보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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