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0. 10. 5. 06:02

어제 아내가 딸아이 요가일래에게 음악학교로 출발하라고 한 시간인 오후 2시 30분이 점점 다가왔다. 집에서 음악학교로 가는 길은 복잡하고 신호등이 없는 사거리 한 개와 신호등이 없는 사거리 한 개, 그리고 신호등이 있는 사거리로 이루어져 있다. 벌써 초등학교 3학년이지만 안전을 위해 학교까지 그리고 집까지 동행한다. 일주일에 두 번이니 산책이나 운동 삼아 다녀온다.
 
"빨리 갈 준비해!"
"조금만 (TV를) 더 보고."

이렇게 10분을 말 탁구를 쳤다. 드디어 늦었다고 하는 순간이었다.

"이제 정말 가야 된다."
"알았어!!!"라고 딸아이는 더 보지 못함에 대한 불만으로 큰 소리로 답했다.

신발끈을 묶는 데 정말 굼벵이었다. 하지만 아무 말 하지 않고 묵묵히 기다렸다. 그리고 준비가 되자 빠른 걸음으로 침묵 속에 학교로 향해 혼자 가듯이 걸었다. 딸아이는 못내 불만인 듯 뒤에서 천천히 오다가 거리 간격이 크지면 달려서 따라오곤 했다. 이렇게 아빠와 딸아이는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10분을 걸었다.

어제는 수업이 한 시간이었다. 인근 대형가게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면서 시간을 보냈다. 수업을 마치고 만난 딸아이의 기분은 벌써 전환이 되었다. 생기가 돌면서 말수가 많아졌다. 도로가에 세워진 자동차를 보면서 대화를 이끌었다.

"아빠, 이 자동차는 엄마가 좋아하는 자동차다. 맞지?"
"그래. 엄마는 세단보다 웨건을 더 좋아하지."
"아빠, 저기 내가 좋아하는 차다. 가지고 싶어."
"네가 훌륭한 가수가 되면 가질 수가 있지."
"내가 가지지만 운전은 하기 싫어."
"세계적인 가수가 되면 운전사, 경호원 등을 다 둘 수 있지."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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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가일래가 가지고 싶다고 한 Audi 자동차

"하지만 네가 부자 가수가 되면 다른 사람들을 많이 도와주어야 돼."
"조금만 도와줄 거야."
"많이 가진 사람이 많이 도와주는 거야."
"아빠, 그런데 내가 크면 가난한 사람이 없을 거야!"

요가일래의 이 마지막 말을 들으면서 "이 세상에 적어도 절대적 가난은 사라지면 좋겠다."라고 기원해보았다. 횡단보도 건너편 성당 계단에서 남루한 옷을 입고 구걸하는 할머니가 눈에 들어왔다.

* 아래는 노래를 전공하는 요가일래가 리투아니아 민속악기 캉클레스의 반주에 공연하는 모습이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