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10. 10. 9. 09:02

지금까지 리투아니아에 살면서 한국 언론매체와 블로그에 쓴 글을 정리하고 새로운 주제로 글을 첨가해서 책을 내기로 했다. 인쇄를 위한 마지막 작업 중이다. 컴퓨터 조판본을 가지고 여러 차례 교정을 보고 있다.

원고 원문에는
차림표
생일 잔치
호출 택시
호수 뱃놀이 야영 등으로 썼는데

출판사 편집진이 교정한 후 조판본을 보니
차림표 -> 메뉴판
생일 잔치 -> 생일 파티
호출 택시 -> 콜택시
호수 뱃놀이 야영 -> 호수 뱃놀이 캠핑

이렇게 고쳐져 있었다. 그래서 조판본 1차 교정 때 다시 원문대로 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내 책에 가급적이면 외래어를 쓰지 않으려고 한다는 뜻을 전했다. 일단 출판사는 나 뜻에 따라주었다.

하지만 교정해놓고 보니 내 글이 70년대 글이나 억지로 만든 북한 말 같은 느낌이 든다는 답이 왔다. 요즘 영어가 한국 사회에 일반화되고 있고, 외래어를 많이 사용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다시 한 번 독자들을 생각하면서 재고해줄 것을 나에게 부탁했다.

한글날을 맞은 오늘 최종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해야 될 지 더욱 고민스럽다. 참고로 인구 330여 만 명의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국제적으로 널리 통하는 햄버거를 메사이니스라고 순수 자국어로 만들어 부르고 있다. 이에 비해 인구 5천만 명의 한국은 너무 쉽게 자국어의 문빗장을 영어에 열어주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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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문의 아영을 캠핑으로 고쳐서 나온 1차 조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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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조판본에서는 내 뜻을 다시 캠핑이 야영으로 고쳐졌다.

영어 표현에 익숙한 독자들을 위해 제 책에 호수 뱃놀이 야영 대신 호수 뱃노이 캠핑을 써야 할까요? 블로그 독자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 최근글: 한글날 기념으로 쓴 딸아이의 애국가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