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0. 7. 16. 05:32

보통 유럽 사람들처럼 리투아니아 사람들도 만나면 결혼여부나 나이를 묻지 않는다. 가끔 이들이 나에게 나이를 묻기도 한다. 이는 진짜 나이를 알고 싶어서 묻기보다는 생긴 얼굴을 보아 도저히 나이를 추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궁금해서 묻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럽 사람들의 나이를 알아맞히기가 어렵듯이 유럽 사람들도 또한 아시아 사람들의 나이를 알아맞히기가 힘들다고 한다. 내 경험상 대체로 여기 사람들은 아시아 사람들의 나이를 더 적게 본다. 그 덕분에 내 나이도 십년은 훌쩍 넘게 젋어 보인다. 머리색깔은 그렇게 따지지 않는다. 아마도 나이와 관계없이 머리를 염색하는 것이 일반화되어서 그런 지도 모르겠다.

종종 친구들은 "나이는 여권에 오지, 나에게는 오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즉 여권에는 생년월일이 기재되어 있기 때문에 그 쪽으로 오지, 이 쪽으로 오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물론 자기위안용이다.

아무리 주변 사람들이 나이를 적게 보아도 어쩔 수 없게 늙어가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서 대해서는 "나이가 드니 부부 말싸움이 늘어난 이유" 글에서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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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말부터 시작한 여름방학에 종종 발코니 그네에서 책을 읽는 요가일래

일전에 아내와 나 그리고 8살 딸아이 요가일래와 시내 중심가 약속 장소로 가는 길이었다.시간이 좀 촉박했다. 아내는 평소 빠른 걸음을 걷는다. 이에 비해 나는 느릿느릿 걸음을 좋아한다. 엄마와 손을 잡은 요가일래는 뒤에서 겨우 따라오는 아빠에게 한 소리를 했다.
"아빠, 시간이 없어. 좀 빨리 걸을 수 없어?"
"아빠도 이제 늙어서 그래."


요가일래의 다음 대답이 재미있었다.
"아빠가 늙었다고 생각하니까 늙은 거야. 늙었다고 생각하지 마!"
"그러면 걸음이 더 빨라질까?"
"당연하지. 자, 늙었다고 생각하지 마!"


이 말에 속아넘어가는 아빠는 보폭을 더 크게 했다. 이 순간에는 딸아이의 생각을 증명해보였다. 하지만 늙었다고 정말 생각 안하기가 말처럼 쉽지가 않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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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