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0. 6. 17. 07:11

6월 16일 북한과 브라질 경기를 보고 있는데 폴란드 친구로부터 문자쪽지가 왔다.
"지금 축구보고 있나?"
"보고 있다"고 답하자
"브라질에 대한 용감한 방어 싸움으로 그들에게 찬사(를 보낸다)"라는 답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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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브라질 경기중 폴란드 친구가 보내온 문자쪽지

이어서 밖에서 돌아온 아내와 8살 딸아이도 후반전 시청에 가세했다. 일전에 한국과 그리스 경기 때 한국을 열심히 응원한 딸아이는 질문을 던졌다.

"아빠, 한국이 했는 데 또 한국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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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극기를 흔들고 한국-그리스 경기에서 한국을 응원하고 있는 딸아이

중계하는 사람이 북한사람이라는 말 대신에 자주 "한국 사람"이라고 말했고, 또 중계중 그리스를 이긴 한국과 한국 축구선수들에 대해서도 여러 번 언급했기 때문에 딸아이가 의문을 가지게 된 것 같았다.

"한국은 원래 하나였는데 남한과 북한으로 둘로 갈라졌다."
"아, 아빠 알아. 남한은 남쪽에 있어 따뜻하고, 북한은 북쪽에 있어 춥다. 그래서 둘로 나누어졌다."

남북 분단을 기후 탓으로 분석하는 딸아이에게 중계를 시청하면서 복잡하게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한국전쟁 등으로 설명할 수가 없었다.
 
"남한과 북한은 형제인데 이념이 달라 싸워서 둘로 갈라졌다"라고 설명하면
"아빠, 형제는 싸우지 말라고 하면서 왜 싸우지? 그러면 형제가 아니잖아!"라는 답이 돌아올 것 같다.

"아빠, 남한과 북한이 함께 한 팀으로 해서 하면 좋겠다."라고 딸아이는 말했다.
"아빠도 그럴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통일이 되어 체제가 아니라 딸아이의 순간적이고 순진한 발상인 기후나 지리적 위치로 남북한을 구별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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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