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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일 한국 정부가 막걸리 세계화 명분으로 막걸리 영문 애칭을 "drunken rice"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사전을 찾아보니 drunken은 술취한, 술고래의, 취중의, 술김의 뜻이고, rice는 쌀이다. 이 말의 구체적인 배경은 모르지만 이 표현을 보자 "술취한 쌀"이 먼저 떠오른다.

어떻게 술취한 쌀이 막걸리의 애칭이 될 수 있을까? 술취한 쌀이라 하니 쌀이 어떻게 술에 취할 수 있을까? 술취한 쌀이므로 그 쌀을 마시면 사람이 술취한다는 말인가? "막거리는 마시기 전에 술에 취하게 하니 마셔서는 안 되는 술이야. 혹은 술에 취하고 싶으면 마시는 술이 막걸리야."라는 우스게 소리도 나올 법하다.

막걸리의 영문 애칭화로 막걸리의 세계화를 꾀하고자 하는 발상 자체를 이해하기가 힘든다. 아무리 애칭이지만 "drunken rice"는 우스광스럽다. 술 좋아하는 이가 싫어하는 말 중 하나가 drunken(술취한)이다. 그렇다면 이름에서 벌써 drunken을 풍기니 마실 맛이 날까? Drunken rice에는 한국 이미지도, 막걸리 이미지도 없다.

제일 좋은 방법은 애칭보다 이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처음 이 막걸리라는 말을 접하는 사람은 무슨 말인지 모르지만 설명을 듣고 자꾸 마시다보면 자연스럽게 막걸리가 한국 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것이 바로 막걸리의 세계화이지 굳이 요상스러운 영문 애칭을 만들어 세계화를 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막걸리도 단순히 rice wine 표현 대신에 럼, 보드카, 위스키 등과 같이 동등한 이름을 부여받아야 마땅하다. 한 마디로 영문 애칭 대신에 있는 이름 그대로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이 세계화의 최선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 에스페란토 사용자들의 노력이 돋보인다. 이들은 오래 전부터 "rice wine"(rizvino)이라는 설명적인 이름 대신에 makolio(마콜리오)라는 표현을 사용해왔고, 결실을 맺었다.

에스페란토는 자멘호프(1859-1917)가 1887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발표한 세계 공통어를 지향하는 국제어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인공언어다. 자멘호프가 태어난 옛 리투아니아 대공국령인 지금의 폴란드 비얄리스토크는 당시 여러 민족들이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의사소통이 쉽지 않았고, 민족간 불화와 갈등이 빈번했다. 자멘호프가 모든 사람이 쉽게 배울 수 있는 중립적인 공통어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유럽 여러 언어들의 공통점과 장점을 활용해 규칙적인 문법과 쉬운 어휘를 기초로 에스페란토를 창안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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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스페란계에서 가장 권위있고 큰 "Plena Ilustrita Vortaro de Esperanto"(에스페란토 대사전)에 막걸리 단어가 등재된 것이 그 결실이다. 한국어 발음에 근접한 표현 mak(k)oli에 에스페란토 명사형 어미 -O가 붙어서 makolio가 되었다.
makoli/o: Koredevena alkoholaĵo el rizo, malforta, ne distilita, fermentigita per malto
막걸리: 도수가 약하고, 증류되지 않고, 맥아로 발효시킨 한국에서 유래한 쌀로 만든 술

이렇게 에스페란토에서는 요상한 말로 애칭되지 않아도 보드카, 위스키처럼 막걸리가 당당하게 하나의 어근으로 공용화되어 있다. 정부는 막걸리의 영문 애칭을 짓느라 애쓰기보다는 각국 사전을 조사해 막걸리가 어떻게 표현되어 있고, 제대로 기술이 되었는 지 확인하는 일이 애칭 부여보다 선행과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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