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0. 4. 21. 09:21

우리 가족이 함께 시장이나 가게에 가면 늘 내가 유념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물론 아내가 바로 옆에 없으면 별다른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익히 알려졌듯이 딸아이 요가일래와는 한국말로만 대화를 한다.

"아빠, 저거 사줘."
"야, 비싸다."
"그래도 사줘."
"정말 비싸다."
"꼭 마음에 들어. 사줘! 제발~~~"
"너무 너무 비싸다니까......"

이렇게 비싸다라는 소리는 점점 더 켜져간다. 이때 아내가 바로 옆에 있다면 주의를 주려는 날카로운 눈총 때문에 비싸다라는 말은 리투아니아어 brangus로 자동전환이 되거나 아주 소리가 작아진다.

언젠가 아내와 함께 한국에서 손님들이 쇼핑하는 데 도와주었다. 아내에 의하면 한국 사람들은 리투아니아인들을 비해 훨씬 더 목소리가 크다. 이 분들이 가게에서 "우와, 비싸다."를 연발했다. 주위 사람들이 다 들을 수 있는 비싸다라는 말에 아내는 이내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졌고, 그분들에게 조금 조용히 말하라고 나에게 귀뜸했다.

그렇다면 현지인들이 전혀 모르는 한국말 비싸다가 왜 리투아니아 가게에서 문제가 될까?

리투아니아 사람 모두가 아내처럼 귀가 예민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비싸다라는 한국말을 듣는 순간 단어를 연상시키는 능력이나 농담적 상상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떤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바로 이 어떤 단어가 문제이다. 이 단어는 절대로 입 밖으로 내뱉어서는 안 된다고 딸아이에게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이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써야겠다. 양해바란다.  

바로 이 단어는 슬라브어에서 온 피쯔다(пизда, pizdá, pizda)이다. 슬라브어에서 이 단어는 여성의 성기를 아주 저욕하게 표현하는 말이다. 리투아니아에서는 이 단어가 최악의 욕 중 하나로 사용된다. 농담이지만 자동차 mazda 구입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pizda 때문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한국 사람들이 발음하는 비싸다의 'ㅂ'는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는 'b' 와 'p' 중 혼동해서 들린다. 아내는 흔히 'p' 쪽에 더 가깝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큰 소리로 말하는 비싸다피즈다로 비약적으로 들리거나 이 단어를 연상시킨다.

이런 이유로 아내는 시장이나 가게 등 공공장소에서 한국어 단어 비싸다 사용을 금지시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비싸다는 소리로 리투아니아어 단어 visada(항상)와 유사하다. 슬라브어를 사용하는 나라로 여행하는 한국 사람들은 위의 우리집 경우를 기억해두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굳이 비싸다라고 말하고 싶을 때는 낮게 말하기를 권한다. 물론 모든 현지인들이 외국인의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다. 심한 욕 하나를 가르칠 의도는 전혀 없고, 이런 일도 있구나라는 것을 알린다.  

* 최근글: 한국말 욕을 가르쳐달라는 8살 딸아이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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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