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페란토2010. 1. 17. 09:55

배우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외국어가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외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의 소원일 것이다. 아무리 배워도 힘든 것이 외국어이다. 지금 살고 있는 나라의 언어 리투아니아어는 초유스에겐 정말 어렵다. 단어도 쉽게 외워지지도 않고, 정확한 발음도 뒤돌아서면 잊어버린다.

이럴 때 아내의 잔소리는 높아진다. 다행히 옆에 있는 요가일래는 "그래도 아빠는 한국말과 에스페란토를 잘 하잖아!"라고 원군이 되어준다. 90년대초 폴란드어를 좀 배워서 말했다. 슬라브어에 속하는 폴란드어 지식 덕분에 체코, 슬로바키아, 세르비아 등지를 여행할 때 초보수준이지만 그런대로 재미있게 현지인들과 어울렸던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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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여름 에스페란토 사용자 수천명이 모여서 세계대회를 개최한다.

언젠가 잠시 한국에 갔을 때 지인의 친구 A의 친구 B가 우크라이나에서 왔다. 지인의 친구 A는 러시아인이고 이들은 에스페란토로 잘 통했다. 그 친구 A의 친구 B가 한국에 가자 A는 자신의 한국인 친구인 초유스의 지인을 소개했다. 그런데 B는 에스페란토도, 영어도 할 수가 없었다. 지인과 B는 전혀 의사소통을 할 수가 없었다. 이때 구원투수는 초유스의 폴란드어였다. 이렇게 배우지 않아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외국어라면 손짓 발짓을 보태서 어느 정도 의사소통을 이를 수 있다. 

지난 1월 11일 영국 BBC 1 TV의 "The One Show" 프로그램이 국제어 에스페란토를 소개했다. 이 리포트에서 에스페란토에 전혀 지식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에스페란토 문장을 말해주었더니 이들이 쉽게 이해를 했다. 이들은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어의 지식으로 쉽게 에스페란토를 이해했던 것이다.  



이때 이해력을 실험한 에스페란토 문장은 다음과 같다.
              Mia filo havas hamstron.
              La hamstro nomiĝas Fred.

              Mia patro havas hundon.
              La hundo nomiĝas Roxy.


지금 글을 읽는 사람 중에 유럽언어에 익숙하다면 이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배우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언어가 있다면 이 세상 사람들간 의사소통은 참 쉬울 것이다.

에스페란토 창안자 자멘호프(1859-1917)는 오랜 기간 동안 리투아니아 대공국 땅이었고 지금은 폴란드 땅에 있는 비알리스토크에서 태어났다. 당시 비알리스토크는 여러 민족이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의사소통이 어려워 민족간 불화와 갈등이 빈번했다. 이에 자멘호프는 모든 사람이 쉽게 배울 수 있는 중립적인 공통어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유럽 언어의 공통점과 장점을 활용해 규칙적인 문법과 쉬운 어휘를 기초로 에스페란토를 창안해 1887년 바르샤바에서 발표했다.

에스페란토는 변음과 묵음 등이 없어 적힌 대로 소리가 나고, 품사어미와 강조음 등이 규칙적이어서 배우기가 쉽다. 에스페란토 사용자들은 "1민족 2언어 주의"에 입각해 언어가 같은 민족끼리는 모국어를, 다른 민족과는 에스페란토를 사용하는 것을 지향한다. 쉽게 외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분들에게 에스페란토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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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