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09. 12. 3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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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1일 관할우체국에서 통지문이 왔다. 한국에서 소포가 왔으니 찾아가라는 통지문이었다. 리투아니아에는 소포는 수신자가 직접 우체국을 방문해 찾아간다. 편지는 아파트 현관 입구 안에 있는 우편함까지 가져다 준다.

통지문의 수신자 이름은 Chai One-Serk이다. 초유스의 여권상 이름은 Choi Dae Suk이다. 전혀 이름이 일치하지 않는다. 표기를 잘못했다 하더라도 너무 다르다. 결론적으로 동일한 주소에 Chai One-Serk이라는 사람은 살고 있지 않다.
 
과연 수신자는 누구일까? 암호해독하듯이 머리를 이리저리 궁글려보았다. Chai는 Choi의 잘못된 표기일까? 그렇다면 One-Serk은 원셁인데 한국이름과는 거리가 멀다. 혹시 딸아이 요가일래의 법명인 원실을 잘못 표기한 것일까? 하지만 One-Serk은 Wonsil과도 거리가 멀다.

가끔 우편물을 받을 때 우리집 주소를 이용하는 한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Chai One-Serk를 아느냐 물었더니 전혀 감조차 오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온 소포라 발신자가 누구인지는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우체국을 향했다.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길었다. 꼭 받아야겠다는 절실한 생각이 없으니 줄서기가 쉽게 포기되었다.

유럽에 살다보면 가끔 이름의 철자 한 자가 틀려서 딴 사람으로 오인되는 경우을 겪곤 한다. 이런 경우엔 긴 설명과 합당한 증명이 뒤따라야 한다. 한국이름이 대석인데 여권상 표기는 Dae Suk이다. 때론 Daesuk으로 쓰기도 한다. 하지만 Dae Suk과 Daesuk은 별개의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언젠가 구여권에는 Daesuk이었고, 신여권에는 Dae Suk이었다.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신여권 한 쪽에 Daesuk과 Dae Suk은 동일한 사람이라는 영사확인증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러므로 아무리 이해심이 많은 우체국 직원이라고 해도 Chai One-Serk과 Choi Dae Suk을 동일한 사람으로 알고 소포를 쉽게 줄 리가 없을 것 같다. 28일 2차 통지문이 왔다. 만약의 장황한 설명을 대비해서 아내를 앞장 세우고 우체국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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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포의 Choi Dae-Seok이 Chai One-Serk으로 둔갑. 이 통지문으로 수령여부를 미리부터 겁먹었다.

우체국 직원은 동양인이 왔으니 당연히 Chai One-Serk일 것이라고 믿었는지 신분증을 주마간산(走馬看山)으로 보았다. 그리고 창고에 가서 소포를 가져왔다. 그런데 소포에 적인 수신자 이름을 확인해보니 Choi Dae-Seok이었다. 이 정도면 Seok와 Suk의 표기상 차이만 설명하면 될 듯했다. Choi Dae-Seok이 통지문에는 Chai One-Serk으로 둔갑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외국에 살면서 우체국 통지문을 받을 때는 한글이름이 제대로 여권상 이름과 동일하게 잘 표기되었는지 가슴 조마조마하게 확인하게 된다. 틀리면 우편물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 지 겁부터 난다. 누군가 소포를 보내겠다고 하면 꼭 여권상 이름과 동일하게 표기하도록 신신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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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