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09. 9. 19. 06:23

지난 9월 17일 지인을 방문했다가 밤 9시경 집에 돌아오자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 요가일래가 방안에서 나오면서 화나고 울음 섞인 목소리로 팔뚝을 보여주면서 말했다.

"아빠, 언니가 때려서 이렇게 되었어. 언니를 혼내줘!"

팔뚝을 자세히 보니 모세혈관으로 피가 나온 흔적이 역력했다. 얼마나 크게 언니에게 잘못했고, 얼마나 세게 언니가 때렸으면 팔뚝이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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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조용하지만 무게 있게 언니에게 물어보았다. 대답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누가?

그때서야 요가일래는 깔깔 웃으면서 자기가 했다고 말했다. 아빠가 깜짝 놀라는 것을 보고 재미 있어 했다.
피가 나온 흔적의 이유를 금방 알 것 같았다. 팔뚝을 오래 빨다보디 붉어지고 입술 크기의 반점이 생겼다.

"너 이렇게 하는 것을 누구한테서 배웠니?"
"혼자 알았어."
"어떻게?"
"심심해서 자꾸 빨다보니 이렇게 되었어."

사실 아빠도 어렸을 때 그렇게 해보았다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너가 빠는 동안 입안에 있는 균들이 모세혈관으로 타고 몸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으니 앞으로는 절대 하지 마라. 알았지?"
"알았어."

그후 하루가 지나고 18일 저녁 요가일래에게 수박을 주면서 여전히 팔뚝에 남아 있는 붉은 반점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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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참으로 어릭석은 행동을 했다. 이젠 정말 그렇게 하지 마라."
"아빠, 내가 몰라서 그렇게 한 거야. 잘못했어. 더 이상 화내지 마."
"너 팔뚝을 보니 아빠 마음이 아파서 그래."
"알았어."

누구나 한 번쯤 어린 시절 이런 경험을 했을 것이다. 막상 그렇게 했지만 어린 딸아이가 그렇게 하니
잦은 꾸지람으로 못하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젠 더 이상 이 문제을 언급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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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