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09. 9. 2. 08:37

일전에 올린 "중고차 살 때 등골이 오싹했던 순간"에서 중고차 사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기술했다. 더군다나 자동차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사람이기에 더욱 힘들었다.

하지만 목표는 사는 것이었다. 아내와 함께 결론짓기를 세상에 모든 면이 다 만족스러운 것은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평범한 진리이지만 이것을 받아들이기는 참으로 어렵다.

어젯밤 딸아이와 한 대화가 떠오른다.
"아빠, 아빠는 왜 힘이 세지 않아? 키도 작고......"
"친구야, 여기 있는 화초는 작고, 저기 있는 화초는 크지?"
"아빠, 아빠가 무슨 말을 하는 지 나 알아.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그러니 좀 부족하고, 곧 수리해야 할지언정 어느 정도 만족하면 크게 따지지 말고 구입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지난 8월 22일 중고차를 구입했다.

그런데 어젯밤 아파트 윗층에 사는 이웃집 부부가 예고없이 현관문 벨을 눌렀다. 사이좋게 지내지만 까다로운 사람들이라 무슨 불평거리가 생겼나라고 생각하면서 문을 열었다.

예상은 빗나갔다.
"차구입을 축하합니다. 좋은 운전을 기원합니다!"
이웃집 부부는 장미꽃 세 송이와 작은 샴페인 한 병을 선물로 주었다. 며칠 전 아파트 주차장에서 새로운 차를 주차시키는 아내의 모습을 이들이 지켜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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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량구입을 축하하는 이웃집 부부의 선물 — 장미 세 송이와 작은 샴페인 한 병

이들 부부는 부자로 소문 났는데 어떻게 아주 작은 량의 샴페인을 선물로 주었을까? 이들이 간 다음 아내와 함께 궁금증이 일어났다. 금방 이유를 알게 되었다.

운전자가 큰 샴페인병을 마시고 운전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웃집의 뜻하지 않는 축하에 이웃의 정을 듬뿍 느껴본다.

한편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자신의 차를 등록시켜 차량번호판을 받으면 친척, 친구 등을 불러 축하와 안전운전 잔치를 연다. 이때 보통 차량번호판 숫자대로 술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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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리투아니아인들은 차량번호판의 수 만큼 맥주, 포도주, 보드카를 산다.

첫 번째 수는 맥주병 수, 두 번째 수는 포도주병 수, 세 번째 수는 보드카병 수이다. 예를 들면 차량번호판의 숫자가 874이면, 맥주 여덟 병, 포도주 일곱 병, 보드카 네 병을 산다. 물론 숫자가 높으면 깍는 경우도 있다.

차량 구입시 여러분이 사는 나라는 어떻게 축하와 잔치를 하는 지 궁금하네요.

* 관련글: 중고차 살 때 등골이 오싹했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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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