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09. 8. 10. 12:27

지난 5월 하순 혹은 6월 초순에 시작한 리투아니아의 여름방학이 이제 8월 중순에 접어들고 있다. 이제 3주 후면 방학이 끝나고 새로운 학년을 맞이한다.

아주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랐을 때는 주로 물놀이를 했고, 위인전 몇 권을 읽는 것으로 여름방학을 보냈다. 도시로 전학을 한 후 학년이 높아가면서 독서실이나 학교에서 여름방학 대부분을 보냈다. 여름방학엔 특히 다음 학기의 책을 미리 공부했다.

이런 학창시절을 보낸 기억으로 보니 여름방학을 보내는 두 딸의 생활방식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느 날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갈 딸아이 요가일래에게 말했다.

"여름방학은 다음 학년에 올라갈 준비를 위해 있는 것이다. 그러니 공부를 좀 하는 것이 어떠니?"
"아빠, 왜 방학이 있는 줄 알아? 일년 12달 동안 9달을 열심히 공부했으니까 나머지 3달은 놀아라고 있는 것이야. 그러니까 공부하면 안 돼!"
 
9달 열심히 공부했으니 3달은 마음껏 놀아야 한다는 딸아의 주장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었다. 그래서 그 후로 공부해라 말하지 않았다. 이렇게 주변에 있는 대부분 리투아니아 아이들은 여름방학에 공부를 하지 않는다.

큰딸은 남친과 돌아다니느라 집에 붙어있는 시간이 없다. 더욱이 큰딸 남친은 오는 9월 영국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곧 리투아니아을 떠난다. 큰딸은 "여름방학에 공부하지 않아도 영국 대학교에 진학하는 남친을 봐!"라는 듯이 나돌아다닌다. 사실 자랑은 아니지만 큰딸은 자기 반에서 공부를 잘하는 편에 속한다. 그러니 더 더욱 부모는 할 말이 없다.

아래 사진을 통해 작은 딸 요가일래의 여름방학 보내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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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에선 처음으로 기차를 타고 외할머니집으로 가는 두 땉. 큰딸은 남친과 헤어져야 함으로 울상이고, 작은 딸은 기차를 타는 즐거움에 대한 기대로 미소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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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방학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닌텐도이다. 하도 집착하기에 요일을 정해주었다. 닌텐도를 하는 날은 수요일, 토요일, 일요일이다. 닌텐도를 하는 날에는 책을 2-3쪽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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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방학 최대의 즐거움은 바로 호수에서 물놀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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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하는 날에 이렇게 천자문을 공부한다. 한자가 있다는 것만 알려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일제 강요하지 않고 원할 때에만 가르쳐준다. 최근 들어 잠자기 전 요가일래는 한자공부하기를 즐겨한다.

한국 아이들에 비해 리투아니아 아이들은 이렇게 편하게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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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